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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동화
이탈로 칼비노 외 지음, 전대호 옮김 / 궁리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나무 동화>라는 제목만 보고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운 동화를 생각했다. 미셸 투르니에와 이탈로 칼비노 등 유명 작가의 이름이 선택에 큰 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생각한 것과는 좀 달랐다. 단편들이 모여져 있어서 중간부터 봤는데 하필 처음 본 것이 자크루보의 3형제와 나무에 관한(제목은 생각안남) 이야기였다. 정말 '동화'를 생각한 나는 첫방에 '이게 모야 뭐 이런 엽기적이 이야기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앞뒤로 정신없이 읽었는데 생각보다 그런 비스무리한 내용도 많아서 참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지만 이런 이야기에 '동화'라는 제목을 붙이다니..이해가 안됐다. 알고보니 다소 끔찍하거나 허무한 이야기는 전래동화들이었고 작가들의 창작동화는 좋았지만 너무 수적으로 적어서 솔직히 대체적으로는 실망스러운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빛나는 작품들이 있어서 책 산게 아깝진 않았다. 라픽 샤미 - 날으는 나무/ 러셀 호번 - 올리버의 비밀 /미셸 투르니에 - 도임링씨네 꼬마의 가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동화들이다. 특히 날으는 나무는 이 책을 산 보람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별들의 이야기를 듣고 별잎을 틔우고 새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모양 잎들을 틔우는...'그냥 나무이면 안되나요'라고 말하는 이 진솔하고 귀여운 나무를 만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나처럼 동화라는 것에 연연해 하지 않고 재밌고 독특한 이야기를 읽는다고 생각하면 독특한 기획과 어우러진 괜찮은 책일 수도 있다. 나처럼 느릿느릿 책을 읽는 사람도 빨리 읽은 책 중 하나니까...다음에는 무슨 얘기일까 기대하는 재미도 있다. 삽화는 독특하고 상당히 유럽적이어서 글과 잘 어울리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