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2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켄리우의 단편 11편을 한 권으로 묶은 이 책은
단편과 sf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새로운 재미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죽음이후 의식을 로딩해 포스트휴먼이 된 아빠를 만나는 표제작을 포함한 연작 세편도 좋았다. 물론 다른 편들도 좋았다.
그러데 난 첫편인 <루프속에서>를 매우 인상깊었다.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서 다음편을 읽을 때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카이라의 아빠는 1251명을 죽인 드론 조종사, 군인이었다. 좋은 아빠였는데, 아빠는 조금씩 좋지 않은 모습으로 변해가다 결국 PTSD로 자살하고 말았다.
카이라는 아빠와 같은 사람을 더이상 만들고 싶지 않았고, 카이라가 입사한 회사에서라면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카이라가 맡은 일은 기관총과 미사일로 무장한 무인자율장치 가디언의 '윤리 제어 장치' 모듈을 만드는 일이었다.
가디언에게 정보를 입혀 죽여야하는 사람을 결정하고 실행하게 하는 일.
가디언이 제대로 일하도록 목숨값을 매겨 프로그래밍하는게 카이라의 일이었다.
인간에게 누굴 죽일지 결정하는 의사 결정의 루프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면 카이라의 아빠같이 고통 받을 사람이 없어질 것 같았고,그래서 가디언이 결정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드론을 직접 조종해 결정하고 사람을 죽이는 아빠, 그 결정과 실행을 로봇에게 맡기기 위해 뒤에서 목숨값을 매기고 있는 카이라.

머릿속이 조금 많이 복잡해졌다.

엄청나게 기술이 발전한 지금, 또 미래엔 더 현란한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런 속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만드는 일보다는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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