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는 그와 함께 길을 걸었다.그가 오르막을 걸을 땐 같이 헐떡였고길을 잃어 헤맬 땐 초조했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날 땐 나도 행복했다.그리하여 도착한 산티아고에 실망할 때 나도 씁쓸한 여운을 삼키고...마침내 그가 세상의 끝 '피니스테레'에 도착했을 땐 엉엉 울어버렸다.작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이지만 아직도 나는 내 길을 모른 채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다.내 뒤엔 나의 이정표가 섰을 테지만 현실은 안개속을 더듬더듬 걷고 있기 때문이다.또 먼저 엄마가 세운 이정표가 있지만 자기만의 이정표를 세우며 걷는 아들과 딸이 있기 때문이다.그들의 이정표를 박는 일이라도 대신 해주고 싶지만 인생은 스스로 못 박으며 걸어야하는 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때로는 옆에서 때로는 더 멀리서 모른척 하며 기도할 뿐이다.그게 할 수있는 가장 힘센 일이라 땀흘리는 내 아기들을 위해 눈물 흘려 기도한다.🎰나는 언제나 혼자이길 원했지만, 홀로 이 길을 걸었다고 자부했지만, 사실 혼자서는 결코 걸어낼 수 없던 길이었다.p213읽는 내내 그런 마음들이 너무 가슴에 닿아 아릿하고 짜릿하고 따뜻하다.그리하여 나만의 모험, 자기만의 모험이 끝나는 그 날, 나의 모든 조각을 맞춘 그날 나를 완성시켜 하늘로 가겠지. 그리고 또 그 곳에서 모험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땐 조금 더 능숙하고 성숙한 모험을 하는 순례자이길 바라면서 .....🎰그렇다면 살아간다는 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의 조각을 찾아나가는 모험이 아닐까.p147.그리하여 그 길 속에 완성했던 작가의 소설 <레지스탕스>를 다시 꺼내왔다.🧣저 희미한 빛이 바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이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뿐이다. 그러나 이 길 위에는 새로운 지각과 인식이, 그 속에는 무한한 자유가 만연하고 있다. 나는 림보를 벗어나 스스로를 구원했다. (레지스탕스p243).소설 속 문장 하나하나가 더 특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