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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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왜 왔을까? 우리는 왜 헤어져야했을까?
이별 후 아파하고 후회하고 침묵하고 분노하고 미련을 남기고 욕망하고 기뻐하고 고통스러워하고 두렵고 허전하고 그리워하고 눈물흘리고....하고 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
이별의 돌림노래




사랑은 이별로 끝나는데
나에게 온 이별은 별처럼 남아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문득 문득 반짝이는 이별이 남긴 잔상들..
까닭없는 눈물의 이유를 노래와 같은 언어로 들려준다.




🌠난 이제 그 사람의 차가움을 이해하게 됐어. 그 사람은 나를 미워했던 게 아니야. 헤어진 뒤에 내가 너무 아파할까 봐 그 사람은 자기를 차가운 사람으로, 냉동 인간으로 만들었던 거야. 난 이제 그 사람을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어. P93


이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아빠.
여러 감정의 교차점에어 흔들리지 않으려고 엄청 애를 썼지만..
문장속에 녹아난 마음 때문에 난 흔들리고 또 흔들리고 위태롭고...

그럼에도 끝까지 놓지 않음은 내 안에 수많은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혼란스러워 말라고 이 별들은 평생 품고 갈거라고 차갑기만한게 아니라고 다독다독해주는 작가의 글 탓이다.


🌠당신이 남긴 그 스침의 순간 속에서 이별은 뜨거워지고 부재는 타오른다. 그러니 그 누가 이제 당신이 차가운 타인이라고 감히 말할 것인가. P130


🌠겨울은 또 오고 나는 그 목도리를 또 목에 두른다. 그러면 당신이 없어도 하나도 외롭지 않다. 나보다 더 오래 당신 곁에 머물렀던 목도리, 부재 안에서도 당신의 곁에서 여전히 따뜻했던 목도리, 이별 뒤에도, 아니 이별 뒤에만 남겨지는 만남처럼 당신과 함께했었던 목도리ㅡ그 목도리의 목소리는 지금도 내게 속삭이니까;나는 외롭지 않아요. 당신이 없어도 나는 여전히 당신 곁에 있으니까요. 당신은 차가워도 난 아직 당신의 훈기로 따뜻하니까요. P209


흘려보내면 이별이 흘러가 희석되면 없어지는줄 알았는데.. 이별은 내 삶에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에 일어나고 여러 형태로 생각나고 아물지 않아 아프더라.
사랑보다 더 오래남는 이별.
이별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삶인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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