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그것은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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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는 언제나 둘이서, 물론 동시에 그랬던건 아니지만 적어도 의식적으로는 함께 남자를 탐험했다.
둘이 함께라면 겁나지 않았다.
모험은 7년동안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쓰야의 등장과 함께 끝이 났다. P316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일본인 마을에서 자란 사와코와 미카엘라
둘은 어린 시절부터 연인을 공유하기로 한다.
그러나 언니 사와코가 일본유학중 만난 다쓰야는 공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둘의 이런 기행은 멈추는 것 같다.
다쓰야와 결혼한 사와코는 일본에
방탕한 삶을 살다 딸 아젤란을 낳고 기른 미카엘라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그들의 20년을 산다.
아이가 없이 다쓰야의 불륜을 묵인하며 사는 사와코,
섹스대신 요가를 하며 성실히 사는것 처럼 보이는 미카엘라
그리고 너 아젤렌 아빠같은도 아니고 할아버지같은 남자, 엄아의 직장상사를 사랑하는 너
이들이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였다.

"다른 사람은 문제가 아니야."
"그게 말이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당신의 바람을 눈치챌 때마다 나는 미카엘라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이상하지? 하지만 진짜 그랬어. 그리고 있지,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내 자신을 더 이상 견뎌낼 수가 없었어." P335



그러니까 나도 당신들의 이상한 삶을 읽으며 이상해서 견딜수가 없었어.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어서
그런데 덮을수가 없게하는 에쿠니가오리
그러면 어때 저들의 삶의 방식인데 그냥 좀 지켜봐 하면서 던져주는 심심한 문체와
유독 딸 아젤렌만 일인칭인 조금 다른 시점
이런걸 이질적이지 않게 만드는 작가의 힘


책을 덮고서가 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소설
이민자의 삶을 사는 고된 부모밑에 자란 두 자매는 어쩌면 하나였겠구나.
딸들이 믿을 남자를 찾아서 결혼해 그 사회의 진짜 일부가 되길 바라는 부모에게 저항하는 방법이지 않았을까?
그저 자기 자신으로 봐 주길 바라는 순수하고 치기어린 반항이었을것 같다.
그 나라 국적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이질적으로 보고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회에서 두 소녀에게 연인 공유라는 시험은 결국 믿음의 문제였겠다.
별사탕을 묻으면 지구 반대편 일본 하늘의 별이 될지 모른다는 순수했던 자매는 끝까지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한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 세대를 넘어 자유롭게 현재 사랑하고 사는 아젤렌만 일인칭이었을것 같고
모든 상황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진정한 사랑을 아직 믿는 아젤렌의 말이 결국 두 자매가 내고 싶던 소리여서 일인칭이었을것 같다.



살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온 세상이 반대해도 자신들이 옳다는 걸 알아버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p411



온갖 이상함이 있는 막장드라마를 이렇게 담담히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으로 만들어버리는게 진정한 에쿠니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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