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옥같은 너를 어이 묻으랴 태학산문선 104
이승수 엮어옮김 / 태학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태학산문선 중에서 다산의 '뜬 세상의 아름다움'과 함께 이 '옥 같은 너를 어이 묻으랴'가 단연 백미이다.

이 책은 어찌보면 우울한 책이다. 모두 묘지송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눈물로 보내고 넋두리로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서서히 날려보내곤 한다. 허나 옛날 사람들은 떠나가는 이의 뒤에 그를 기리는 글을 하나씩 남겨주었는데 이 책은 그 글의 모음이다.

사랑하는 누이, 자식처럼 자신을 키워준 형수, 어려운 시절에 고생한 조강지처 등 그 대상이 되는 인물은 다르지만 각 글마다 그들을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구구절절이 맺혀있고 자기 자신의 비문을 직접 지은 남효온 등의 글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제목인 '옥같은 너를 어이 묻으랴'는 농암 김창협이 14살 아래인 누이가 산고로 세상을 떠나자 가슴아파하며 지은 '다시는 너를 볼 수 없겠지'의 한 구절이다. 조선 후기, 시집간 어린 누이의 어린 시절부터 추억하면서 육친을 잃은 오라버니의 심정을 기탄없이 풀어놓았다. 인간의 감정을 억누를 것이라 생각하는 선인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있어 더욱 애뜻하다.

무거워 보이지만 결코 무겁지 않고, 어두워 보이지만 결코 어둡지 않다. 추운 겨울에 더욱 잘 어울리는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뜬세상의 아름다움 태학산문선 105
정약용 지음, 박무영 옮김 / 태학사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에서 주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주문한 책 중 어느 책들만 몇권씩 화면에 뜰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놀라서 '뒤로'버튼을 눌렀지만, 다음부터는 '아, 내가 이 책을 이렇게 여러번 주문을 했었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까지는 그 대표적 책이 안도현선생의 '연어'였습니다만, 이제 이 '뜬세상의 아름다움'이 될 듯 합니다.

정약용선생은 여러 사람이 인정한 조선시대 최고의 '학삐리'입니다. 저는 학자라는 말보다 이 '학삐리'라는 말이 더 그에게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학자'라는 말보다 더 치열함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에게 학문은 자신에 대한 증명이었습니다. 유배당하고 파면당한 자신을 후세 사람들이 제대로 평가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지요. 또한 학문은 이제 벼슬길에 오슬 수 없는 두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길이 더 치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지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그의 모습은 소름끼치기까지 합니다. 순간순간의 깨달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모습은 더욱 읽는 이들을 고개 숙이게 하고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러운 것은 수많은 유교경전에서 주장했던 그 말들과 다를 것이 없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그 말들의 실천을 보니 더욱 가슴이 뜁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에게는 존경할 위인이 없다는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만, 적어도 세상을 올곧게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정약용선생은 충분히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할 대상이 된다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정약용선생에 대해 넓게 알고 널리 알리기를 소망합니다. 저부터가 그 대열에 참여할 것이고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선물할때마다 기쁨이 늘어나겠지요. 이 책을 읽고 마음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틀림없이 곧게 뻗어나가는 소나무처럼 바른 세상을 만들게 노력할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