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사운드 - 차우진 산문집
차우진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청춘의 사운드


-


음악 좀 들었다던 사람들은 자신을 그 시절에 가둬두기 바빠요. 음악이 괴상하든 평이하든 어쨎든 젊은 날의 감수성을 충만시켜줄 수만 있다면야 그것의 장르와 취향따위야 뭐가 중요하겠어요. 그래야만 오늘의 내 모습을 잊을 수 있을테니까요.


<청춘의 사운드>를 읽고 나서 내가 이제껏 들어보았던 음악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어요. 그랬더니 무엇인가 다른 점을 찾아냈어요. 나에겐 청춘이 없다는 것을요. 안타깝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나봅니다. 90년대 장르 음악으로 락을 들었기에 나의 청춘과는 무관한 음악들을 즐길 수 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영어로 된 가사들을 한 줄이나 제대로 이해하고 들었을까요. 음악 속에서 '청춘'을 느끼고 즐기기엔 앨범의 맥락과 곡의 가사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봐야했음에도 그나마 즐겨들었던 몇몇 가요나 인디음악 조차 제대로 이해해 본 적이 없으니 아마 음악을 듣기 전에 국어 공부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청춘의 사운드> 속에 나오는 음악들은 모두 2000년 이후의 국내 인디음악들과 대중가요들이죠. 이건 음악의 장르로 구분짓기가 아니에요. 젋은 날의 서정성과 보편성 그리고 공감과 위로의 감상들이죠. 2000년대를 20대로 보낸 이들에게 잘 맞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책의 흐름상 지금도 청춘의 사운드는 흘러 나오는 중이죠. 하긴 청춘에 정해진 나이가 어딧겠어요. 


대체로 곡들은 모두 토커블(talkable)해요. 화자와 청자가 분명하든 분명하지 않든 어쨎든 이 책의 모든 노래들은 젋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걸어오고 있죠. 어떤 곡은 어쿠스틱하지만 어떤 곡은 댄서블해요. 단, 염세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르의 사운드는 없지요. 그건 여기서 말하는 청춘과는 거리가 멀거든요. 청춘은 이야기 나누고 싶어합니다. 그것이 오늘의 친구들이 느끼는 청춘의 감정이란 걸 '청춘의 사운드'를 통해 알 수 있어요.


청춘의 사운드는 대화와 감정이란 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