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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단편집에서 딱 하나만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은 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마음이 두근두근해서 어서 글을 끄적이고 싶어졌다)
이 책의 단편 중의 하나인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의 팬이어서, 오늘 받자마자, 맨 뒤의 단편인
브로크백 마운틴을 찾아서 읽어보았다.
의외로 이안 감독의 영화와 이야기가 많이 다른 것은 아니었다.
짧은 단편이었지만 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참 촘촘하게 쓰여져 있어,
(정말 간결하나, 촘촘하다. 조금 더 곰씹을 수 있도록 중간에 한 줄씩 더 띄어주세요!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여러 겹의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원작에서 고스란히 가져온 것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 히스 레저와 제이크 질렌할이라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두 아름다운 배우의 외피를 쓰지 않은
에니스 델 마와 잭 트위스트의 모습과 삶은 영화에서보다 조금, 더 생활에 밀착되어있고,
어찌보면 더 남루하고, 보잘 것 없고.
(둘 다 가진 것이 없어서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는 설정은 영화에서도 나온 것이지만,
똘망똘망해보이는 눈빛의 잭 트위스트였기에 실감은 잘 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소설에서의 그의 말이나, 글 -그의 엽서에서는 군데군데 철자법이 틀려있었다- 에서의 잭은
배우지 못한 남부 남자라는 실감이 났다.)
그런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의 사랑이야기라, 더욱 감동을 받은 것도 사실이고.
스노우캣의 말대로, 영화는 영화의 장점이 있는 것이고
책은 글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이 단편을 보면서 절실히 느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매체로 접하게 되면 보통 나중에 접하게 된 버전은 시들하기 마련인데,
브로크백 마운틴 원작 소설의 에너지는 절대로 영화에 뒤쳐지지 않았다.
(영화가 아니었다면 이 소설을 읽을 기회도 없었겠지만,)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봤을 때와 같은 양의 눈물이 나왔다.
어서 시간을 내서, 이 앞의 아홉개의 단편을 차근차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작가의 내공과 재주를 확인했으므로,
단편 하나를 읽고서도 책 전체를 추천할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