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은 처음부터 "김연수의 친구"로 인식을 하게 되었다.(둘이 주거니 받거니 써내려간 에세이집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통해서)

그래서 김중혁은 내심 김연수와 견주어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내 마음속의 그들은 오성과 한음(김중혁-김연수), 도가와 유가(김중혁-김연수), 박지성과 차두리(김연수-김중혁)과 같은 이미지를 가진 콤비이다. 물론 둘 다 좋은 작가겠지만, 김중혁이 덜 진지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김중혁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하고 에세이만 읽어본 후의 인상 비평이다. 그렇지만 김중혁의 소설에서는 김연수와 같은, 뒷통수가 서늘해지는 듯한 감동은 받지 못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다.

 

한편 상상력과 허허실실 즐겁게 사는 능력에 있어서는 김중혁이 김연수를 앞지르는 것 같다. 하릴없이 미드를 섭렵하며 문화센터강좌를 들으며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열광하는 김중혁ㅋㅋ 자기 책의 글쓰기보다 삽화 그려넣기에 버닝하는 작가 김중혁ㅋㅋ 인생의 가장 중요한 비밀은 '가장 쓸데 없는 것'에 있다고 믿는 김중혁ㅋㅋ (작가님 이름을 호명하면서 뒤에 "ㅋㅋ"를 연이어 붙여보기도 처음이다.)

 

그런 김중혁의 에세이집 "뭐라도 되겠지"를 즐겁게 읽고 있다. 가볍게 쓴 책이라 쉽게 읽히지만 한편 열심히 쥐어짜내듯 고심해서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발견(마치 호연의 '사금일기' 처럼)해낸 흔적도 역력하다. 그리고 가벼운 와중에 의외의 마음을 치는 구절도 여럿 발견했다. 오늘 아침에 읽었던 글의 한 구절은(정확하진 않지만):

 

나이 들어서는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다. 나이가 어렸을 때는 이해해보지도 않고 걍 친구가 되기 때문이다...(이하 생략)

 

맞다, 그랬던 거였어ㅋㅋㅋ

 

이렇듯 쉽지 않은 문제에 어이없이 간명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은 여러번 칭찬을 했지만, 바닥으로 꺼질 것 같은 순간에도, 허공으로 날아갈 것 같은 순간에도, 두 발을 지상에 착! 가뿐히 붙여주는 놀라운 효과가 있는 책이다. 강추까지는 아니더라도, 은근하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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