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일곱 살
허은미 글, 오정택 그림 / 양철북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두둥! 드디어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매번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1년 동안 지키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

 

  작년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던 계획들을 들춰봐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아침마다 집 근처 공설운동장을 한 시간씩 뛰기로 했다. 매일 실천하리라 야심 차게 시작했던 운동은, 하루는 몸이 찌뿌듯해서, 다음날은 날씨가 안 좋아서, 또 다음 날엔 바빠서라는 갖가지 핑계들과 함께 점점 횟수가 줄고 말았다.
  운동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가족 여행을 떠나겠다는 계획, 일주일에 두세 권씩 책을 읽겠다는 다짐, 잠들기 전 아이에게 책을 한 권씩 읽어줘야지 했던 생각,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겠다 맘먹었던 일 등등. 메모해뒀던 목록들은 끝도 없이 나오지만, 제대로 지켜진 것은 한두 가지를 꼽을까 말까 할 정도다.

 

  작년 다이어리를 들춰보며 지키지 못한 계획들에 의기소침해 있을 즈음, 이 그림책이 생각났다. 허은미 작가의 ‘진정한 일곱 살’.

 

  이 책에서 진정한 일곱 살이라면 이런 일쯤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의한다. 앞니가 하나쯤 빠져야 하고,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어야 하며, 마음이 통하는 단짝 친구가 있어야 하고, 자기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외울 줄 알아야 하고,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하는 나이가 진정한 일곱 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에궁, 진정한 일곱 살이 되려면 이 많은 것들을 해내야 하나 살짝 걱정되려는 찰나, 작가는 이렇게 얘기한다. “괜찮아! 진정한 일곱 살이 아니면 진정한 여덟 살이 되면 되고, 진정한 여덟 살이 안 되면 진정한 아홉 살이 되면 되고, 진정한 아홉 살이 안 되면 진정한 열 살이 되면 되니까”라고...

 

  이 책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매년 새해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나에게 주는 위로의 메시지 같았다. 진정한 2012년을 이루지 못했다면, 다시 진정한 2013년에 도전하면 된다고 다독거려 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작년에 못다 이룬 계획들을 수정하고 다시 계획해서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진정한 모습의 나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의기소침해 있지 않고, 새 다이어리에 올해 계획들을 열심히 적고 있다.

 

  진정한 2013년을 향해... 그래! 다시 시작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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