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대로 싫은 사람과 억지로 함께 있어야 한다면?"

어른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이 질문들이 서울 아이 '기준이'에게는 얼마나 막막하고 어려운 문제일까요? 제주 할머니 부춘심 여사와 서울 아이 기준이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첫 장을 넘길 때부터 피식피식 기분 좋은 웃음이 새어 나오는 유쾌한 책입니다.
낯선 제주, 그리고 낯선 할머니와 손자
제주에서 평생 감귤 농사를 지어오신 부춘심 할머니. 어느 날 아들의 결혼으로 갑작스레 다 큰 '새 손자' 기준이가 생겼습니다. 할머니 입장에서도 덜컥 손자가 생겼으니 "이것 참..ㅎㅎ" 하고 내심 당황스럽고 어색하셨겠죠.
서울에서 온 기준이에게도 제주의 생활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아는 사생활 없는 끈끈한 마을 분위기에, 도무지 알아듣기 힘든 외계어 같은 제주도 사투리까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마음을 여는 열쇠, 이해와 노력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기준이가 참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낯선 사투리를 그저 귀 닫고 무시해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할머니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꼬물꼬물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거든요. 그 예쁜 마음씨를 지켜보며 제 마음에도 대견함이 몽글몽글 피어올랐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던 기준이는 우연히 할머니의 깜짝 놀랄 '비밀'까지 알게 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할머니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더욱 좋아하게 됩니다. 밉고 오해했던 사람과도 화해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그럴 만한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걸 자연스레 보여주는 참 따뜻한 과정이었어요.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 사투리 노래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내내 저희 집에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며 부쩍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진 우리 딸아이는, "이녁 날 좋아헐 줄은 몰랐저! 어떵 호민 좋아~" 라며 책 속에 나온 사투리 노래를 신나게 따라 부르더라고요.
"엄마, 나 사투리로 노래 부를 수 있어!" 하며 꺄르르 웃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요.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다
제주도만의 풍습과 통통 튀는 개성을 위트 있게 엿볼 수 있어 즐거웠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다름'의 의미에 대해 깊이 나누어 볼 수 있어 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문화나 유행만이 늘 교양 있고 정답인 것이 아니라, 그저 서로 다를 뿐이며 각자가 가진 고유의 개성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묵직한 울림을 남겨주네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교훈을 모두 잡고 싶은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