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삶의 치열함을 두려워하는 나로선 그의 이야기가 상당한 자극이다. 그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갈망. 밑바닥까지 떨어져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오기와 독기. 그래서 나는 이외수의 글을 읽는다. 나를 좀 더 채찍질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그의 글에서 해맑음을 본다. 사물에 대한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시선은 언뜻 그의 행색(모두들 그를 기인이라 부를만큼 독특하고 왠지 너무나 낯설지 않은가?)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그는 시치미를 뚝 뗀 채 아직 때묻지 않은 아이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건 이거 같고, 저건 저거 같아라고.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 이야기들은 삶에 대해 너무나 진지하게 고민해 봤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인 걸 발견하게 된다. 마치 어느 경지에 오른 사람처럼.

나는 그의 글에서 일종의 독기를 본다. 사는 게 아무리 고달프고 힘겨울지라도 나는 이겨내고야 말거라며 이를 악무는 그의 모습을 본다. 솔직히 나는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부럽다. 소심하고 삶에 대해 너무나 비굴한 자세를 가진 나로서는 어느 광고 문구처럼 '덤벼라 세상아'하고 외치는 그가 부럽다.

오늘도 나는 그의 글을 읽는다. 그가 얼음밥을 씹으며 치열한 고민을 한 것처럼, 나도 삶을 얼음밥처럼 잘근잘근 씹어주리라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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