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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참 어렸었다. 그때는 주인공의 이모가 왜 자살할 수 밖에 없었는지 절대 이해할 수 없었고, 주인공은 왜 또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다들 이렇게 어렵게만 생각하고 선택하는지, 어린 나는 결코 알 수 없었다. 원래 나이가 들면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야하는걸까?
쌍둥이지만 참 다른 삶. 억척스럽게 살아도 언제나 힘겨운 삶과 객관적으로 보기엔 모든 걸 다 가진 삶. 간단히만 생각하면 선택은 쉽다. 굳이 어렵게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까. 하지만 모든 걸 다가진 사람이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왜? 도대체 왜? 그래서 인생은 모순이라고 하는거야?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말한다. 내 삶엔 생명이 없어. 긴장이 없고 생동감이 없고 마치 고여있는 물과 같아. 그 삶의 긴장, 그게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이유가 될까? 아... 솔직히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