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얼드 달은 내가 어렸을 때 너무나 좋아했던 작가이다. '초콜릿 공장의 비밀'부터 '마녀가 우글우글'까지 솔직히 초등학교 시절 그만큼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가 놀라웠고, 그 뒤 그의 작품이면 무엇이든 신뢰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과대평가였던 것일까?적어도 내 생각엔 그의 능력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에만 특출난 게 아닐까 한다. 어른들에게까지 꿈과 희망(실은 스릴과 서스펜스)을 주는 건 약간 무리였던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너무나 절실히 들었다. 추리소설이라기엔 2% 부족한 듯한 느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가장 뛰어난 반전이었다고 말하는 '맛있는 흉기'도 솔직히 너무 식상한 내용이 아니었던가.어른에게 어린이의 순수함과 기발함을 기대하는 것처럼, 어린이에게 어른의 능력을 기대하는 것도 너무 무리한 요구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