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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의 기둥 1
송대방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교 때 친구가 읽길래 덩달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뭐랄까,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책 읽을 시간이 정말 없었던 것 같다. 시험과 상관없는 책을 읽는 시간이 왠지 불안했달까... 그래서 중학교 때 그렇게 많이 읽었던 책을 고등학교 때는 단 몇권밖에 읽지 못했다. 음... 이렇게 말하면 비겁하고, 읽지 '않았다'.
이 책은 그 고등학교 때 읽었던 단 몇 권중의 하나이다. 원래 추리소설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 책은 좀 색달랐다. 소재도 그렇고 설정도 그렇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것이 약간은 판타지 같았다고나 할까.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그저 감탄하며 책장을 술술 넘겼다.
사건은 그림 한 점에서 출발한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화가 파르미지아니노의 그림 [긴 목의 성모]가 그 시발점. 하나이면서 여러개인 기둥, 그 모순을 밝히는 흥미진진한 전개가 고등학생이었던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게다가 '연금술'이라는 중세의 마법같은 단어(나에게 있어 연금술이라는 건 세상의 모든 판타지를 상징한다)는 나를 더욱 부추겼다. 어서 책장을 넘기라고.
여튼 한가하거나 무료할 때 재미있게 읽기엔 딱인 책이다. 덤으로 중세 예술에 대한 정보나 그림들도 감상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