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학과 고고학
쿠마 다쯔다께 / 강원대학교출판부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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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고학의 연구는 매우 힘든과정이다. 그것은 추운겨울바람, 뜨거운 햇볕을 이겨내야 하는 field work 때문만은 아니다. 고고학은 어떠한 주제를 연구하는 방법론적인 성격이 강한데~~ 그 덕분에 인접학문과의 접목이 용이하다. 주로 역사학, 문화인류학 그리고 이책, 토양학이다.

고고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토양의 층위관계이다. 물론 숙련된 고고학자는 토양의 미세한 색의 구분을 훌륭히 하고 있고 그 층위관계가 초래된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있다. 하지만 더욱깊이 들어가면 왜 그러한 토양색이 형성되었는가 하는 점은 매우 어려운 일일수 밖에 없다. 이는 전적으로 토양학, 지화학과 관련된 문제로 볼수 있다.

이 책의 의의는 이러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토양학자와 고고학자가 함께 만나 고대 유적에서 나타나는 토양-대표적인 예로 화산재연구와 흑색토양-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 책의 복잡한 화학기호를 한번 에 이해하기는 어려웠으나 15%(주관적 생각으로^^)정도의 궁금증은 해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정도면 만족할 만한 수확이 아닐까?^^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이책은 번역서라는 것이다. 일본학자들의 학술모임 서적을 번역한 것이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활발한 접변학문과의 조사연구모임이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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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질의 농민들
안병직 외 엮음 / 일조각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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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까지의 조선 후기의 사회 경제사에 대한 연구는 일제 식민집권에 의한 피동적 근대화라는 식민사관적 명제를 탈피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이른바 조선후기의 신분제의 붕괴와 각종 상인 조직의 파급을 통해 조선후기 근대화의 맹아라는 측면이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맛질의 농민들>에 나타난 각 단락의 연구성과를 탐독하다 보면 지금까지의 연구와는 정반대의 논지를 펴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맛질의 농민들>은 경북 예천군 대저리에 거주하는 박씨 가문의 생활사 연구서이다.귀중한 자료인 박씨 가문 4대, 120년간 작성된 생활 일기를 기초로 하였으며 전통사회를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실증 분석한 한국 근세 촌락 생활사 연구서이다. 연구자들은 그 동안의 연구가 사회적, 정치적 현실의 원인과 함께 무엇보다도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맹아론과 해체론이 권위를 누릴 수 있었다고 비판하며 이 거대 담론은 이제 물러날 때임을 이 글을 통해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맛질의 농민들>을 읽으며 처음 느낀 것은 막대한 분량의 사료를 데이터화 하고 그 안에 숨겨진 역사적, 문화적 변동을 끄집어낸다는 것이 참으로 고된 일이라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배우는 입장에서 연구에 참여하신 여러 선생님들께 아낌없는 박수를 드리고 싶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은 것 같다. 경상도 지방의 한 촌락을 기준으로 전반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한다. 김필동 선생님은 서평에서 서구의 근대화는 시민혁명에 의한 급진적인 변화였다면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이 완만한 것임을 인지해야하며 또한 신분의 해체는 이 시기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임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의 중요성은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이글을 통해 맛질이라는 촌락의 일상생활사가 구체적으로 복원되었고 선물교환, 계절에 따른 사망추이 등 새로운 연구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대저리 박씨가의 넓직한 마루에 앉아 있는 느낌을 받곤하였다. 그 당시 노비들의 분주함과 안방에서 고집스레 불을 밝히며 일기를 쓰고 있는 박씨가 양반들. 그의 성격과 생김새가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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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대사산책
한국역사연구회고대사분과 지음 / 역사비평사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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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 하품이 나온다. 지금 막 이책을 다 읽었다. 나는 주로 잠들기 전에 여러가지 책을 이용해 나의 잠을 청하곤 한다. 이 책도 그런 나의 전략의 일환으로 이용된 중요한? 서적이다. 짧막한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단락이 긴 책들은 취침전에 읽다가 중간에 자면 그리 유쾌하지 않은 상태로 잠에 들게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책을 수면제로 이용하려던 나의 계획은 그대로 무너졌다.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에 매료되어 밤을 지새며 훤한 대낮에 이불속에 있었던 것이다. 대중을 위해 쉽게 쓰여진 문체, 어떤 소재를 통해 역사의 나래를 펼쳐가는 과정이 논리 정연하고 흥미로웠다. 마치 친한 형이 책을 읽어주는 느낌이랄까? 역사라는 약간은 고지식해 보이는 녀석에게 다가갈 때 이책을 읽고 다가가면 그리 서먹서먹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단순히 흥미위주의 입문서로 취급하면 진정한 '산책'을 경험하지는 못한 것이다. 시중에는 재미있는 만화나 동화책 같은 역사책은 무수히 많다. 나는 이책이 역사를 공부하는 기본적인 소양을 키워준다고 생각한다. 보통 기본적인 소양하면 기본적 지식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기본적인 소양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편년적 지식이 아니라 역사를 어떻게 공부해야하고 어떻게 바라봐야하는 점이다. 이책의 세부적인 특징을 보자. 먼저 우리나라의 교과서처럼 정답이 있는 것처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다양한 견해를 보여줌으로써 역사의 정답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님을 피력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료비판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독자 대중의 대다수는 역사책을 대함에 비판의 기능이 약하다고 보여진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환단고기의 경우인데 이책에 환다고기 비판의 내용을 실은 것은 이러한 사료비판의 과정이 역사를 공부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과 소재를 다양하고 균형있게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역사공부하면 글을 읽는 학문, 정치사, 전쟁등으로 편협하게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역사를 연구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화, 고고학, 인류학등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정치뿐만 아니라 생활사의 측면도 많이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책에서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딱딱한 말은 하지 않고 있다. 어찌보면 이 필자가 조금은 과하게 칭찬을 많이 해준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책이 교과서에 숨막혀하는 예비 역사매니아들에게 균형있는 산소를 제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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