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9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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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을 집음. 어렸을 때 계몽산지 어딘지의 아동용 문고로 읽었는데 도무지 결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거든요. 웬걸, 오히려 불면증을 더 부채질해 주고 말았습니다. 결말을 볼 때까지 놓기가 힘들었거든요.

연애로 치자면, 첫눈에 반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미팅이나 다른 연유로 우연히 알게 된 남자가 마음을 끌어당겨 정신없이 빠져들듯이, 그렇게 새벽을 헌납해 가면서 세속적이면서도 스피디한 문체와, 인간의 본성을 그린 듯 그려내는 낭만적인 묘사에 빨려들어 기름 떨어질 때까지 질주하는 자동차 마냥 결말까지 달려갔습니다만,

범인이 너무 허망하더군요. 범인의 정체는 이 멋진 소설의 별점을 1.5개는 깎습니다. 그렇게도 의외의 범인이 필요했던 것인지? 거의 힌트를 주지 않는 범인의 정체에다, 책 제목인 '환상의 여인'의 정체는 또 얼마나 허무한지.. 거의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어서 또 한번 실망했습니다.

이 허름한 결말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들은 매우 훌륭합니다. 특히 웨이터가 '스토커'(곧 정체가 알려지지만)에게 쫓기는 부분의 묘사나 몰아가는 맛은 어떤 영화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입니다. 절대 별점 5개가 섭섭하지 않답니다! 이 소설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든 간에 - 이보다 더 묘사가 허름한 작품에도 더 나은 별을 주었던 생각이 납니다만 - 좋은 결말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작치 말라는 어딘가의 누군가가 말한 경구를 떠올리게 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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