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남인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실용서는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종종 맘에 드는 것이 나오면 들춰보게 되는데
이 책을 사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도발적인 제목 때문이 아니라 어디서엔가 읽은 서평 때문이었다.
빨리 절판되어서 남들은 못읽었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호평.
또 그럭저럭 읽어볼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고.
나름 요즘 방황하기도 하고 나의 앞길에 대해 고민도 하는지라 다른 책 사는김에 구입했다.
예전에 한번 제목만 보고 구입했다가 실패한 실용서가 있었지만
'여자가 여자들을 위해 쓴 책'이라는 점이 그런 고민을 접어주었다.
            
읽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좀전에 쓴대로 '여자'가 썼다는 점이 공감을 많이 하게 했다.
밤중에 읽으면서 얼마나 재밌게 웃어가며 봤는지.
예를 들자면,
"많은 여자들이 K와 비슷하기 때문에 세상의 별 볼 일 없는 남자들이 무사히 장가를 갈 수 있는 것이다. 남자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다행한 일이지만 여자들은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라던가,
""내가 다 해결해줄게, 나만 믿어. 결혼해서 나만 의지하면 돼"라고 말한다 해도 절대 넘어가지 마라. 그건 곧 "내가 지금 네 은인이 될 테니까 넌 고맙게 생각하고 평생 나와 우리 엄마 아빠를 섬겨야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라는 '아주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들어있어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이 책의 요지는 여자들에게 "빨리 속물이 되라"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글쓴이가 제시하는 방향과 태도에 이미 나 자신이 70% 이상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나 자신을 제일 사랑해라, 자신을 위한 목표를 가져라, TV 드라마 절대 보지 말던가 그 사고관을 초월해라, 아무하고나 결혼하지 마라, 결혼으로 도망가지 마라, 네 안의 속물(이기심)을 인정하라, 스스로를 귀족 취급해라(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해라), 스스로를 치장하고 아름답게 하라 등등.
그렇다면 나는 이미 '속물'? -_-?
내가 원래 날 제일 사랑하는데다 현실주의자에 개인주의자이긴 하다만..
            
내가 못 가진 30%는 거의 '경제관념'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너무 소홀히 생각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금 더 절약하고, 꼭 필요하고 가장 사랑하는 데만 돈을 쓰고,
빚부터 빨리 갚고, 이미 들어놓은 장기주택마련통장에 돈도 제대로 붓기로 했다. 
            
이 책은 아주 당당하게 '남자의 조건을 비교해라. 사랑과 함께.'라고 말한다.
덕택에 지금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내 마음을 조금 더 안정시켰다.
'나는 밝고 건강하고 예쁘고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이다.
누구에게 매달릴 만큼 비참하지도 않고, 남자가 없어서 못 살만큼 어리석지도 않다.'
며칠 전 이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나는 힘이 났고, 더이상 우울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기에 그를 사랑하고 있는 이 감정도 오히려 더 아끼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거기에 이 책이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책은 또한 나에게 좋은 남자가 나타나면 잡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좋은 남자의 기준까지 제시해 주는 친절함. 아주 맘에 들었다.
나는 나의 기준을 가지고 정당한 노력을 통해서 내 파트너를 찾기로 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게 스스로 노력을 더 많이 하기로 하였다.
            
나에게 긍정적인 힘을 불러일으켜 준 이 책에 감사한다.
비록 아침에 실수로 겉표지를 조금 찢어먹고 슬퍼하는 중이지만.
마음에 들었으니 너도 My Favorite Collection에 넣어주도록 하지.

(0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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