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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한 책을 한 권 만났다. 예전에 읽다 만, 그 유효기간이 만료된 3년이 넘은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의 그 느낌이란... 끝은 알 수 없고, 책을 한 장 또 한 장 넘길 때의 그 미묘함...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억들... 망각의 저편에서 잠들고 있었던 내 불안한 울림의 영혼은 또다시 잠 못 들고...
그래... 그랬었다. 울어대는 고양이의 불면의 밤처럼, 끝내지 못한 나의 하루도 여전히 고달픈 것이다.
sputnik... traveling companion... 어디서 한번은 들었음직한, 그 파찰음이 정감있게 들리는 sputnik란 뜻이 러시아어로 여행의 동반자라니... 정말 아이러니다.
저 어두운 우주 암흑속을 떠도는 유랑별처럼, 떠나고 싶지만 결코 떠날 수 없는 숙명때문에, 별이 될수 없는 차가운 인공위성은 오늘도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겠지. 눈 속에 가득 암흑의 절망을 담은 라이카라는 개 또한... 인간의 삶 또한 그런게 아닐런지...
또다른 sputnik처럼 무수히 많은 인공위성들이 찰나의 마주침을 각인하고, 그 기억의 언저리에서 어쩔수없이 서성이며 생을 마감하는... 아주 우울하고 슬픈 그런 이야기들. 하지만 찰나의 마주침이라도 진실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