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맹자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Daum 책 서평단 이벤트에 선정이 되어 읽게된 소설 맹자입니다. 소설가 최인호씨가 최근 출판한 책인 <소설 공자>, <소설 맹자> 두권 다 서평단 신청을 했으나 <소설 맹자>만 선정되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3대 성인으로 꼽히는 공자에 대한 이야기를 더 알고 싶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서 공자의 그늘에 가려 다소 비중이 적었던 맹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일단 책의 저자인 최인호씨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합니다. 처음에 그렇게 유명한 작가인지 모르고 왜 이사람 책이 출판된 이유만으로 화제가 될까 궁금했습니다. 알고보니 63년 신춘문예로 데뷔하여 <고래사냥>, <바보들의 행진> 등으로 70~80년대 최고의 대중소설가로서 알려진 인물입니다. 비록 제가 태어난 시대와 달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가 쓴 책들을 살펴보던 도중 어릴적 드라마로 정말 잼있게 봤던 <상도>의 소설 글쓴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가 암투병 끝에 다시 복귀하면서 출판한 만큼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소설 맹자>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1장 호연지기(浩然之氣), 2장 성선지설(性善之說), 3장 성악지설(性惡之說), 4장 유림(儒林)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1장 호연지기는 맹자의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지나온 행적과 업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맹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성어인 "맹모삼천지교"에 대한 유래도 상세히 나옵니다. 

춘추시대의 공자가 죽고난 후 400여년 뒤에 전국시대에 태어난 맹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맹자의 사상적 기반을 상징하는 "호연지기"와 상대방의 정곡을 찌르는 비유법 등 당대 최고의 세객으로 알려진 제나라의 순우곤과 같은  최고의 고수들을 격파하며 어떻게 지존의 자리까지 올랐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무항산무항심

특히 맹자가 주장했던 왕도정치의 한 부분인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란 말이 있는데, 일정한 '생산소득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도 없다'라는 뜻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백성들의 경제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사상은 현재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2500여년 전 사람이 주장했다는 것이 실로 놀랍기만 합니다.


그리고 2장과 3장에서는 학창시절 도덕이나 윤리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성선설이란 맹자가 주장한 것으로 "인간은 원래 태어날때부터 선하다." 라는 말이고, 성악설은 순자가 주장한 말로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악하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성선설이 먼저 제기 된 후 50년 뒤에 태어난 순자가 성악설을 주장했는데, 저 또한 그랬고 흔히 사람들은 두 사상이 대립된 사상으로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사상 어느쪽이 절대 진리이고, 오류는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 둘다 절대 진리인 것으로, 대립적인 사상이 아닌 병립적 개념으로 봐야 마땅하다고 글쓴이는 주장합니다.

또한, 이 책만의 독특한 부분은 저자 최인호씨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서 그런지 단순히 유교적인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철학과, 기독교 또는 불교의 입장에서 유교를 비교해가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점입니다. 공자를 서양철학에 있어 소크라테스에 비유한다면 맹자는 플라톤, 순자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비길만한 쌍두마차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4장 유림에서는 글쓴이가 공자의 무덤인 공림(孔林)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느끼고 생각한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책을 마무리 합니다. 계속 맹자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엔 그의 사상적 뿌리가 되었던 공자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유교와 도쿄>라는 책을 통해 중국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유교문화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고 미국의 미래학자였던 허먼 칸은 이제 서구적 자본주의는 몰락하고 유교적 자본주의가 그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교육 중시, 정부와 기업간의 치밀한 관계, 가족 향토 동문들을 중심으로한 대가족 개념, 도덕적인 사회관계, 신뢰 바탕, 국가의식, 강한 유교적 문화의 동질감 등이 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 모든게 맹자의 경세지략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기에 인류의 미래를 꿰뚫어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선지자이기도 한 인물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그동안 깊게 알지 못했던 맹자라는 인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중국역사나 고전에 대해서 조금은 관심을 두고 있었던터라 이 책을 좀더 집중해서 읽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고, 비록 소설이라 실제와 어느정도 다른 점들은 많겠지만은 맹자라는 인물이 살아온 모습과 행동을 보고 배울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맹자처럼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단순히 세치 혀로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몸소 보이는 사람이 되고자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