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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지상 최대의 철학 쑈 - 소크라테스부터 데리다까지 초특급 두뇌들의 불꽃 튀는 입담 공방전 ㅣ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프레드 반렌트 지음, 최영석 옮김, 라이언 던래비 그림 / 다른 / 2013년 5월
평점 :
철학의 바다라는 망망대해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우리는 몸에 쥐가 나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버리거나 자기가 뛰어내리기 전의 공간으로 재빨리 복귀할 것이다. 다시 말해 전문적인 철학서적으로 공부를 시작한다면 방대한 양의 지식에 눌려 허우적 대거나 간만 보고 포기해 버릴 거라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바다에 뛰어들기 전에 하는 워밍업과 같다. 고대철학부터 시작해서 중세철학과 근대철학 그리고 현대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학자와 그들의 인생, 그리고 그들의 사상을 알기 쉽게 그려내었다. 우리는 저자가 이야기하고 그려낸것을 부담없이 죽 따라가면 된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책의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보다 다양한 철학 개념들을 본인의 머릿 속으로 생각하는 과정은 필요할 것이다. 저자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하려 했겠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해석의 결과가 곳곳에 산재 해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재미있게 풀이하려고 주관성이 다소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우리 자신이 좀더 능동적으로 텍스트를 읽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베이스로 깔고 자신의 관심 분야를 심화해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책만 읽어도 시사 상식으로서의 철학지식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재미있게 그려냈지만 난이도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적어도 고등학생 이상은 되어야지 이 책의 텍스트를 온전히 읽어낼 수 있지 않나 싶다. 중간 중간의 깨알같은 패러디는 개그요소로서 충분히 재미있다. 심각하게 철학사상의 썰을 풀다가도 실소를 금하기 어려운 부분이 여러군데 있다. 미국문화에 대한 이해나 다양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또다른 재미로 다가올 수 있겠다.
저자들이 그래픽 노블을 쓰고 그린 경험이 있어서인지 철학자들을 그래픽 노블의 슈퍼히어로처럼 묘사해냈다. 그래서 그런지 철학자들 각각의 캐릭터를 잘 잡아서 그려낸 것 같다. 제일 골 때렸던 캐릭터는 플라톤이었다. 플라톤의 본명은 아리스토클레스였다. 플라톤(plato)은 '넓은'이나 '평평한'이라는 뜻인데 아리스토클레스의 어깨가 떡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별명이 붙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책에서는 플라톤을 어떻게 그려냈을까? 궁금 한가? (힌트는 표지에 있음)
그렇다면 책을 읽어라. 그러면 어느 순간 본인처럼 실소를 지으며 책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