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는 세상이라는 재료와 냉장고라는 조리도구를 써서 눈물나게 맛있는 카스테라를 만들었다. 항상 그의 글에 등장하는 건 세상 끝의 쌈마이 인생들이지만, 그는 결국 그들의 쌈마이 인생을 소중한 무엇으로 탈바꿈 시켜준다. 비록 세상은 쌈마이를 재료의 전부로 하고 믹스기로 가는 것이 레시피의 전부인 듯한 간단한 요리지만, 그것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는 눈물날만큼 맛있을 거란걸.. 살고있는 우리는 알아야한다. 나의 카스테라는 아직 다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눈물날 만큼 맛있는 카스테라를 위해.. 마쉬멜로이야기만이, 또 40살에 10억을 모으는 방법 따위 만이 인생을 바꾸는 글이 아니다. 물론 언젠가 지구를 언인스톨 시켜버린건 따질 생각이지만ㅎㅎ 손에 쥔 작은 소설이 내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문학이 경영서보다 위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느껴보고 싶다면, 카스테라를 읽으라고, 박민규를 읽으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