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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여기, 사람들이 앉아 서로 토해내는 신음을 듣는 곳,
중풍 환자가 몇 가닥 남지 않은 마지막 을씨년스런 머리카락을 흔드는 곳,
젊은이가 창백해지고 유령처럼 마르다가 이내 죽는곳,
무슨 생각만 해도 곧 그득한 슬픔이 밀려오는 곳..................
존 키츠, (나이팅게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불변의 법칙
"누구나 죽는다."
책 머리에 나와있던 상황을 가끔 상상하곤해.
내 영정사진이 걸려있고, 사람들이 분주히 지나다니고, 웃고 마시고, 울고, 흐느끼고,
그들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하는 상상.
나이들어감에 엄습해 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
어떤식으로든 태어난 모든것은 죽기 마련이라지만, 너무 일찍 죽음에 대한 공포와 덧없을을 깨달아 버린듯해.
필립은 잘나가는 광고회사에서 일했으며, 매우 매력적인 외모로 삶을 즐기며 살았더라고,
3번의 이혼경력이 있긴 하지만, 꽤 흥미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보여져.
물론, 몸이 망가지기 전에 말이야.
철저히 무너지는 건강앞에 마주선 필립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지.
무엇을 위하여, 무엇때문에, 왜!,
숨을 쉴때마다 울리는 심장속에 째깍째깍 소리.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오는 발작, 그에따른 죽음의 공포.
주변 사람들이 병으로 죽거나, 고통 통증으로 인한 자살을 목격하며 그가 생각했던것은 무엇이었을까?
3명의 부인에게, 그의 자식들에게 평생 치욕적인 기억을 심어주어서 이런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는걸까?
젊은 날의 패기에 사로잡혀, 나를 돌보지 않은 죄일까!
7번째 수술실로 들어가기전 ,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 병실앞에서 이번에도 힘들겠지만,질긴 목숨을 연명할수 있을꺼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 그렇지만, 다시는 느낄수도, 볼수도, 생각 할수도 없게 되어버린 필립.
휑하게 굴러가는 바람속에, 그에대한 슬픈기억을 안고 애도하는 가족들.
한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며 느끼는 공포와 기쁨을 너무나 착하게 표현해 주었어.
머랄까~ 무척이나 뻥 뚫린 기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