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건 비룡소의 그림동화 275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오카모토 요시로 그림, 권남희 옮김 / 비룡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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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건》 제목에서부터 아이보다 어른인 내가 더 뭉클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살아 있다는 건 뭘까?''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리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하고 희망의 메시지들은 삶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에 대해 되새겨 보게 한다.

 

 

놀이터에서 햇살을 받으며 놀고 엄마와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 화단의 꽃에 물을 주는 일, 그림을 그리는 일, 가족이 모두 함께 밥을 먹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그림과 함께 따뜻하게 전해진다. 1971년 발표된 「살다」라는 시를 오카모토 요시로의 그림과 함께 애틋하고 소중한 이야기로 담아냈다

 

 

코로나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살지 못했던 우리들, 들판의 꽃들이 피고 따스한 햇살이 비치던 2020년의 봄을 그렇게 흘려보냈다. 마음껏 뛰놀고 자유롭게 외출했던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그리웠던 봄을 보내고 '내가 지금, 아이가 지금 여기에 온전히 살아있다'라는 평범한 사실에 대해 감사를 느꼈다. 아이 또한 답답한 시간들을 견뎌내고, 더운 여름조차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일상 속에서도 소소한 재미를 찾으며 보내고 있다.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순간 순간이 지나가는 '지금'을 멈출 수 없기에 온전하고 생생하게 '지금'을 느끼며 삶을 살아간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살아 있다는 건》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이 시간 또한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일지 모른다. 아름답고 여운을 남기는 책의 이야기들을 마무리하며 오늘 하루의 즐거움과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잔잔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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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장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9
이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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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표지에서부터 내용이 궁금해졌고 청소년 소설인 《카페, 공장》을 단숨에 읽었다. 저자의 첫 장편소설인 《원더랜드 대모험》은 블루픽션상을 수상했고 《기타 부기 셔플》은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이진 작가의 이력부터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미래가 막막하고 두렵기만 한 십대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카페 운영 이야기는 독자들을 책에 끌어들인다.

주인공 정이, 민서, 영진, 나혜는 오동 고등학교 단짝이다. 넷은 같은 해에 태어나서 같은 초,중학교를 거쳤고 부모님끼리도 전부 아는 사이이다. 어느 날 그들은 서울의 핫하다는 카페를 찾아가고 비싼 가격과 불편한 의자, 인테리어에 실망만 하고 돌아온다. 네 명의 소녀들은 비어 있는 공장 건물에 자신들의 아지트이자 '카페, 공장'을 열게 된다. 집에서 가져온 인테리어 소품들로 가게를 꾸미고 메뉴를 만들며 장사를 시작한다. SNS를 통해 카페는 인기를 얻게 되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아진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질수록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조금씩 쌓였던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며 그들은 '카페, 공장'을 채워나간다.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들의 도전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는 했지만 결국 공장의 소유를 주장하는 아저씨가 나타나면서 그들의 영업도 꼬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자신들의 꿈을 찾아가는 네 소녀의 이야기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저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펼쳐나가며 독자들을 책 속에 빠져들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네 소녀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고등학교 때 이렇게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꿈꿔본 적이 있는지 내 과거를 회상하게 했다. 에너지와 열정이 부러웠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유쾌하고 재기 발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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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갔을 때 태연히 밥을 먹기도 했다 (무지개 리커버 에디션) - 개정증보판
박근호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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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과 내 삶만큼 찬란한 건 없다. 떠나야 많은 것을 알 수 있지만 이제는 떠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나는 지금 아주 찬란한 시절에 살고 있다.(P190)

-좋은 작품은 늘 엄청난 시련 속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시련을 삼켜서 좋은 글로 뱉어낼 것이다. 당신이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괜찮다. 우린 모두 예술가고 창작자니까. 내나 내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잘 이겨내서 당신 삶을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내길 바란다. 먼 훗날, 그때 진짜 힘들었다며 밝게 이야기하는 날이 온다면 내가 증인이 되어주고 싶다. 당신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잘 이겨내 줘서 너무 대견하다고.(P199)

저자의 글은 다정하고 따뜻하다. 우리 삶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듯, 사랑은 살아가는 이유이자 의미일지 모른다. 연인, 자식과 부모에 대한 사랑 모두 가만히 생각하면 울컥 눈물이 날 것 같다. 저자의 글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중이거나 또는 이별과 지나간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랑'의 모든 범위를 이야기하며 공감을 전한다.

저자가 전하는 시와 일상의 이야기, 담담히 전하는 산문들은 독자의 마음을 쓰다듬고 따뜻한 온기를 남긴다. 어디론가 걷고 있지만 맞는 길인지 헷갈리고, 걷는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삶 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맞잡으며 그렇게 먼 곳을 향해 가고 있다. '사랑', 잘 보이지 않고 자주 잊고 살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마음들을 기억하게 한다.

산다는 건 서글프며, 전부였던 사람이 떠나가도 태연히 살아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언젠가는 반짝 햇빛이 비치는 날이 올 거다. 우리가 잘 이겨내고 잘 살아가기를 응원하는 저자의 글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담담하게 전하는 이야기가 울림을 남기며 스스로를 '잘 살고 있다'라고 다독이게 한다.

잘 살고 있어서, 잘 이겨내고 있어서 너무 대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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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 조현병을 이겨낸 심리학자가 전하는 삶의 찬가
아른힐 레우벵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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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란 불가능해. 항상 좋아질 기회는 있어.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말이야."(p127)

《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는 10년간 조현병을 앓았고 지금은 심리학자로 살아가며 성공한 작가이자 강연자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경험담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똑같은 의문을 가졌다. '예전에 조현병 환자였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뉴스에서 조현병 환자들로 인한 사건, 사고를 많이 봐왔기에조현병이 치료 가능하고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는 게 낯설게 다가왔다.

저자는 수년간 병을 앓고 병에서 빠져나오는데 다시 몇 년이 걸렸다. 이 책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솔직하고 진실한 기록이다. 김나지움에 입학 후 어떻게 시작된 지도 모르게 불안을 자주 느꼈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공부도 잘했지만 슬픔이나 고통스러운 고독감이 뚜렷하게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 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자주 선장과 늑대가 나타나 '나'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자해를 하며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다. 그렇게 병원의 입원과 퇴원을 수년간 반복하게 된다.

치료 과정은 힘들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유도 알지 못했으므로 삶을 끝내려고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희망을 찾아가며 일을 시작했다. 조현병을 앓았다는 편견, 낙인과 차별과도 싸워야 했다. 그럼에도 세상에 다시 발을 내디디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아픈 마음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녀의 투쟁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때때로 찾아오는 우울감과 슬픔을 잘 다독이며 희망과 기쁨을 찾아가는 우리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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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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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쓰레기 없는 삶'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작은 노력을 하나씩 해나가기 시작했다. 비닐과 플라스틱에 포장되지 않은 음식을 구입하고 조금씩 몸도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플라스틱이 아닌 물건들을 구입하며 쓸데없는 물건은 줄이고 집안 분위기는 더욱 안락하고 편안하게 바뀌어 갔다. 조금은 번거롭고 귀찮을 수도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자연에 가까운 선택을 할수록 삶도 더욱 나아졌다. 쓰레기를 줄이는 팁들, 핸드워시 대신 비누를, 플라스틱 칫솔 대신 나무 칫솔을 쓰는 저자만의 방법과 팁들이 담겨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마트에 가서 장본 후 음식을 정리하면서 생기는 비닐과 플라스틱은 엄청나고 며칠만 지나도 가득 차버리고 만다. 시장에 갈 때 조금은 불편해도 비닐 없이 장을 보거나 반찬통을 챙겨가는 걸로 산뜻하게 장보기를 마무리한다. 지퍼백 대신 실리콘 백을 사용하고 일회용 행주 대신 직접 삶아서 쓰는 행주로 살림의 재미를 알아간다. 저자는 대체할수 있는 다양한 용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을 통해 구경하고 활용법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환경을 지킨다는 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충분히 즐기며 배워나갈 수 있다. "하면 할수록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긴 해."라는 저자의 말처럼 조금 더 세상에 도움이 되고 해롭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작은 시도이자 실천이다.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작은 일을 해냈다는 뿌듯한 기분, 이 책은 이렇게 '따뜻한 선의'를 이야기한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거나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종이컵에 이름을 쓰는 것만으로도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사소하지만 작은 실천들을 하나씩 해나가며 행복하고 무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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