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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베스트 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책을 지금에서야 만났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데 속도감을 붙여주었다. 우선 '아웃라이어'는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또는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를 의미한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두었는데 1부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영웅적인 이야기 대신 그들이 태어난 해, 시대적 배경등을 살펴보고 그것들이 성공에 미쳤던 영향에 대해 흥미롭게 접근한다. 2부는 개개인의 성공은 그들 자체뿐만이 아니라 '사회'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문화적 요소와 생활등에 영향을 받아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랭건과 오펜하이머의 결정적 차이
크리스 랭건의 어머니는 네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아버지가 모두 달랐다. 자신의 가족만큼 가난한 사람을 만났적이 없다는 랭건이지만 어린시절 영특하고 똑똑한 아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간 그는 어느날 재정 지원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장학금을 박탈당하게 된다. 결국 그는 대학을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며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오펜하이머가 어린시절 보여준 능력은 랭건과 비슷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예술가이자 성공적인 의류 생산업자를 아버지로 둔 덕분에 맨해튼에서 부유하게 성장했고 주말마다 교외로 드라이브를 하고 문화적 요소들을 충분히 누렸다. 오펜하이머는 부모들의 능력을 충분히 누릴수 있었고 오펜하이머의 부모들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가지고 있는 재능은 비슷했으나 지금 현재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이 글을 읽으며 씁씁함을 감출수 없었다. 결론을 보자면 가난한 환경속에서 자란 랭건은 자기 주장도 제대로 펴지못하며 낡은 말 농장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에 반해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로 이름을 알린다. 그들이 나누어지게 된것은 집중양육이라는 것인데 오펜하우어는 집중 양육의 수혜자이다. 오펜하이머의 부모는 아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어떤 교육이 좋은지, 아들이 어떻게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교육시켰다. 중산층 부모들은 대개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명령만 하는것이 아닌 함께 협상해 나가고 자녀가 학교에서 잘하지 못하면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하면서 아이들의 문제에 개입하는것이다. 그에 반해 가난한 부모들은 권위에 겁을 먹고 자녀를 돌봐야 하는 책임은 지지만 아이들이 알아서 재능을 계발하도록 내버려두는것이다.
이 이야기는 2부에 나오는 것과도 비슷하다.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아이들이 시험을 보면 가난한 아이들은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반면 중상층 이상의 아이들은 상승폭을 보이고 있는것이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기간동안 가난한 아이들은 부모들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지만 부유한 아이들은 그 시간동안 부족한 공부나 누리지 못했던 문화적 혜택들을 누리며 더욱 발전해나간다. 마치 빈익빈 부익부를 보고 있는거 같아 머릿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내용임에도 읽는 동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이는 아무리 뛰어난 천재도 혼자서는 자기 길을 만들어 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p138
아시아인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
중국인은 수천년간 쌀농사를 지어왔다. 쌀농사는 말 그대로 짓는다는 의미이고 쉬운일이 아닌 힘겨운 과정을 통해 지어지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서양 농업은 '기계중심'인 반면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자신의 시간관리를 잘 해나가며 수확량을 늘려야하는 방식이었기에 열심히 농사를 지어야했다. 그렇게 보면 벼농사라는 것은 관리를 잘해야하는 노력과 결과의 산물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 열심히 일한다는 교훈을 가진 아시아인들은 언제나 열심히 하고 이는 수학과도 맞아 떨어진다. 아시아인은 수학에 끈질기에 매달리고 늘어진다. 우리는 어떤나라가 노력과 끈기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통해 수학성적을 예측할수 있게되는것이다.
성공에 관한 이야기들이었지만 그와 더불어 기회와 문화적 요소, 환경들이 함께 주어졌을때 더욱 발전했다라는 증거물들을 볼수있다. 우리에게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회도 주어져야 함을 알았다. 지금도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도 그 능력을 발휘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을 본적이있다. 아나운서에 도전하는 분들을 학력이나 나이 제한등을 두지않고 숨어있는 옥석을 가리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했다. 능력은 있지만 그동안 기회를 찾지 못한 분들이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들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아웃라이어들을 만들어 내기 위한 문화적 공간과 기회들이 많이 제공되어지를 바란다.
일에 의미가 없고 가치가 없을때, 힘든 일은 감옥 같은 일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가치가 있으면 그 일을 찾아낸 사람은 오히려 아내의 허리를 붙잡고 지그를 추게 된다.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를 책임지고 사고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교훈이다.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