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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은 예쁘다 -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바뀐 앞자리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는건 나이를 말했을때의 사람들의 반응이다. 요즘 나이를 말했을때 사람들의 반응은 항상 같다. 벌써 그렇게 됐니, 남자친구는 있니, 결혼은 언제하니등등.. 매번 들을때마다 좋지 않고 '좋은 시절 다 갔다'라는 사람들의 말들은 적응하려고 노력해도 적응되지가 않는다. 주변친구들중에는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올해 결혼한다는 친구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서른이라는 나이는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이다. 이 책은 마치 내 일기가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만큼 공감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금 나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많이 뒤쳐진건 아닌지 하루하루가 걱정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서른이어도 대학생들 못지 않게 하고 싶은 일들은 줄줄이 나열할수도 없고(오히려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결혼하기 전에 해야할 목록들도 산더미이다. 작가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혼자만 이런기분이 드는것도, 나 혼자만 이렇게 살고 있는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위안을 느꼈다. 인생에서 정답이라는건 없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모두 결혼을 해야할 필요도 없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의미가 뭘까. 이십대의 나는 삼십대가 되면 누구보다 멋지고 당당한 커리어우먼을 꿈꾸었다. 멋진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도 꿈꾸어봤던것 같다. 당당하고 멋진 모습의 나를 기대했지만 현실속의 나는 그렇지 못하다. 하루하루 미래, 돈, 결혼들을 걱정하며 살아야하고 멋진 정장이 아닌 편한옷을 찾고 있다. 그래도 서른의 나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 차근차근 준비해가려고 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든만큼 나도 성장해가고 있는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결혼, 남들보다 조금 늦으면 늦은대로 시작하면 되는거지. 지금 2~3년이야 남들보다 늦은것 같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만큼의 시간이 별게 아닐수 있게 될지도 모르는거 아닌가.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직업,사랑, 결혼이야기들이 이 책속에 잘 녹아있다. 상대의 나이와 자신의 나이를 합쳐 환갑이 넘으면 그건 이미 소개팅이 아니라 선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때 만나는건 소개팅, 말그대로 서로를 소개받고 부담스러운 자리가 아니지만 선이라는 말은 이미 결혼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에 한 짐 잔뜩 짊어맨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이미 꿈만 꾸는 철부지에서 벗어난 여자는 상대방에 대해 계산하게 된다. 직업은 어떤지,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그리고 결국 남들은 다 괜찮고 좋은 사람 만나 결혼들도 잘하고 있는거 같은데 자신은 이렇게 남자만나기가 힘든건지 서글픔을 느낀다.
서른의 문턱을 넘어선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할말이 주저리 주저리 많아졌다. 책속에서 많은 부분들을 공감했기 때문인것도 있고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 서른의 여자들이 많을꺼라는 생각에 모임이라도 만들어서 신세한탄해보자고 외치고 싶어지기도 한다. 열심히 살고 있고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는 나에게 돌아오는건, 결혼, 결혼 그리고 결혼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미래에는 어떻게 해나갈수 있을지, 앞으로 얼마만큼의 경력을 쌓아야 될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는데 결국 결론은 결혼이다. '여자는 시집 잘가면 그만이다'라는 말을 끝없이 부정하고 있어도 내가 바꿀수 없는 부분들이 더욱 많다는걸 느낀다. 서른이라는 나이, 그리고 서른이 훌쩍 넘었음에도 결혼보다 여행이 더 좋고, 봄이 되면 떠나고 싶어지는 여자분들이라면 이 책 추천한다. 책속에서 서른이 되었지만 아직도 어른이 되지 않은것 같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엿보며 위로와 힘을 얻을수 있을것이다.
'행복해지고 싶어'라는 주문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잔소리다. 끊임없이 반복해야하고, 그걸 위해 노력하게끔 채찍질해야 한다.(중략) 우리는 스스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아니, 어쩌면 행복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장 큰 의무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디서 뭘 하든 행복해야한다. p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