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과 한국 - 랩 스타로 추앙하거나 힙찔이로 경멸하거나
김봉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궁금하지만 읽기에는 괜스레 꺼려지는 책'을 골라, 함께 읽고 나누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해당 모임에서 이 책은 출간 예정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모임 구성원들 중 누구도 힙합을 즐겨 듣지 않기 때문..! 딱 우리 모임 취지에 맞는 도서라 생각해서, 바로 이번 달 도서로 선정해 함께 읽었다. #하니포터 로서 누구보다 빠르게 도서를 받아볼 수 있어 더더욱 영광-✨

+) 출판학교에서 인쇄소 견학을 갔을 때, 출간 전인 이 도서를 먼저 만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운명이다.. 생각하고 더욱 즐겁게 읽었다.

사실 초반 내용을 읽어나갈 때에는 조금 당황했다. 저자의 힙합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너무 활활 불타고 있어서, 약간 내가 그 열기에 그을리는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힙합에 대해 전혀 무지한 나로서는 그 온도가 조금 뜨겁다고 느껴졌다. 동시에 나를 돌아봤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외치며 누구가를 그을리지는 않았는지.. (테일러스위프트 좋다고 윤하 좋다고 아이유 좋다고 말이다...) 또한 저자가 말하는 힙합의 배경지식이 부족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100% 이해할 수 없음이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힙합을 오마카세처럼 하나씩 들어본 뒤에, 관련 논쟁들에 대해 판단해 보고 싶다. 줏대 있게.

그럼에도 결국 차가운 사람보다는 이렇게 뜨거운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훨씬 기쁘다. 냉소하는 사람보다는 기꺼이 마음을 뜨겁게 끓일 줄 아는 사람. 설령 넘친대도. 그 넘치는 것을 두려워 않는 사랑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하강 지향' 공감에서 벗어나야 한다(146쪽)는 내용은 특히 인상 깊었다. '나도 안 할 거니까 너도 해내지 마. 올라가지 말고 이 자리에 같이 있자'가 본질인 말을 공감이라고 불러선 안 된다는 것. 한창 그런 말이 유행이었던 때가 떠올랐다.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 나는 끝났어, 어차피 해도 안돼 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바꾸기 어려운 현실에 탄생한 유행어라는 점이 더욱 씁쓸하다. 자조적인 절망이 하나의 유행이라니. 그러나 이는 공감이 아니다. 위로가 될 수도 없다.

쉬운 선택을 지양하려 한다. 냉소하는 거, 포기하는 거, 비관하는 거, 깊이 사랑하지 않고 그냥 얕게 발만 걸치는 거. 앞으로는 이와 같은 하강 지향의 달콤한 유혹이 있을 때마다, 힙합을 떠올리겠다. 저자와 같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뜨거움을 유지하면서 내 삶에도 '힙합'을 더해보겠다. 힙합을 일상적으로 듣고 어릴 때부터 봐온 앞으로의 세대의 변화가 기대 된다. 상승 지향의 세대가 되기를, 이들의 유행에 '힙합'이 있기를 바란다. '너 힙합이네'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하나의 밈으로 자리하길!


#책속의한줄 🔖

(80p.) 음악은 기본적으로 '삶의 사운드트랙'이고 힙합은 어떤 음악보다 다양한 감정 그릇을 가지고 있기에

(112p.) 그러나 힙합에서 중요한 건 공감보다 '영감'이다. 힙합에서 공감을 얻어 가는 건 자유지만 영감을 공감의 관점으로 재단하는 건 오류에 가깝다. 맞다. 힙합은 영감을 나누길 원한다.

(118p.) 태도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 애송이 시절에도 어떤 거물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는 용기, 지금은 이룬 것 하나 없지만 앞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되겠다는 포부와 호언장담, 호전적이고 자존감 충만한 그의 태도가 힙합 문화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함마드 알리에 대한 내용 中)

(118p.) 힙합은 삶을 그대로 담는 그릇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늘 삶보다 크 것을 말해온 음악이기도 하다.

(146p.) '하강 지향' 공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도 안 할 거니까 너도 해내지 마. 올라가지 말고 이 자리에 같이 있자'가 본질인 말을 공감이라고 불러선 안 된다.

(158p.) 그러나 이러한 태도를 더 나아지기 위한 긍정적인 자기 암시와 동기 부여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힙합이다.

(190p.) 이제 여성 래퍼들은 억지로 센 척을 하다가 역풍을 맞지 않아도 되고 윤미래를 기술적으로 뛰어넘을 필요도 없다. 대신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문화를 음악에 투영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패션을 입으면 된다. 이제 여성 래퍼들은 자기를 유지하며 힙합을 할 수 있다. 자기를 유지하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힙합과한국 #김봉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7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