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지만 읽기에는 괜스레 꺼려지는 책'을 골라, 함께 읽고 나누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해당 모임에서 이 책은 출간 예정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모임 구성원들 중 누구도 힙합을 즐겨 듣지 않기 때문..! 딱 우리 모임 취지에 맞는 도서라 생각해서, 바로 이번 달 도서로 선정해 함께 읽었다. #하니포터 로서 누구보다 빠르게 도서를 받아볼 수 있어 더더욱 영광-✨
+) 출판학교에서 인쇄소 견학을 갔을 때, 출간 전인 이 도서를 먼저 만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운명이다.. 생각하고 더욱 즐겁게 읽었다.
사실 초반 내용을 읽어나갈 때에는 조금 당황했다. 저자의 힙합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너무 활활 불타고 있어서, 약간 내가 그 열기에 그을리는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힙합에 대해 전혀 무지한 나로서는 그 온도가 조금 뜨겁다고 느껴졌다. 동시에 나를 돌아봤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외치며 누구가를 그을리지는 않았는지.. (테일러스위프트 좋다고 윤하 좋다고 아이유 좋다고 말이다...) 또한 저자가 말하는 힙합의 배경지식이 부족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100% 이해할 수 없음이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힙합을 오마카세처럼 하나씩 들어본 뒤에, 관련 논쟁들에 대해 판단해 보고 싶다. 줏대 있게.
그럼에도 결국 차가운 사람보다는 이렇게 뜨거운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훨씬 기쁘다. 냉소하는 사람보다는 기꺼이 마음을 뜨겁게 끓일 줄 아는 사람. 설령 넘친대도. 그 넘치는 것을 두려워 않는 사랑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하강 지향' 공감에서 벗어나야 한다(146쪽)는 내용은 특히 인상 깊었다. '나도 안 할 거니까 너도 해내지 마. 올라가지 말고 이 자리에 같이 있자'가 본질인 말을 공감이라고 불러선 안 된다는 것. 한창 그런 말이 유행이었던 때가 떠올랐다.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 나는 끝났어, 어차피 해도 안돼 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바꾸기 어려운 현실에 탄생한 유행어라는 점이 더욱 씁쓸하다. 자조적인 절망이 하나의 유행이라니. 그러나 이는 공감이 아니다. 위로가 될 수도 없다.
쉬운 선택을 지양하려 한다. 냉소하는 거, 포기하는 거, 비관하는 거, 깊이 사랑하지 않고 그냥 얕게 발만 걸치는 거. 앞으로는 이와 같은 하강 지향의 달콤한 유혹이 있을 때마다, 힙합을 떠올리겠다. 저자와 같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뜨거움을 유지하면서 내 삶에도 '힙합'을 더해보겠다. 힙합을 일상적으로 듣고 어릴 때부터 봐온 앞으로의 세대의 변화가 기대 된다. 상승 지향의 세대가 되기를, 이들의 유행에 '힙합'이 있기를 바란다. '너 힙합이네'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하나의 밈으로 자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