읻다가 준비한 한여름의 오마카세 소설집!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로 분리되어 있다. 겁쟁이 독자인 나는 무조건 순한맛으로..🫣 공포영화는 절대 안 보고 무서운 이야기는 귀를 막고 노래 부르며 피하는 쫄보 1인으로서, <여름기담: 순한맛>은 쫄보도 가능이라 검증한다. 땅땅땅 (크게 무섭지 않아요!) 기기묘묘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들 덕에 여름의 끝자락이 한결 상쾌해졌다.
“너는 침대 밑에 귀신이 있는 게 더 무서울 것 같아, 인간이 있는 게 더 무서울 것 같아?” 예전엔 이런 식의 밸런스게임을 하면 잠시라도 고민했는데, 이제는 고민조차 않고 인간!을 외친다. 흔히들 귀신을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존재, 억울한 생의 분노를 인간에게 푸는 존재 등의 무서운 이미지로 떠올린다. 그러나 요즘 귀신들은 해 끼치려 이승 왔다가도 뉴스 보고 깜짝 놀라 저승으로 달아날 것 같다. 악의에 가득 찬 귀신도 하지 않을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귀신은 공포계의 1인자라는 타이틀을 잃은듯하다.
소설을 읽는 내내 역시 비슷한 감상이었다. 첫 번째 단편인 #초록비가내리는집 에서도 혼자 움직이는 화분 100개보다 무서운 건 아내의 영혼을 죽인 남편과, 우정의 영혼을 죽인 교수이다. #우산이나타났다 의 유빈에게는 도롱이보다 아들의 건강이 더 무섭다. 해당 단편을 쓴 범유진 작가 역시, 짧은 후기를 통해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며, 귀신이 몇 명 나타나든 자고야 말겠노라 마음먹게 만드는 피로라고. 그 피로한 매일을 버티다가 영혼까지 버석해져, 귀신에 손짓에 응하게 되는 날이 오는 건 아닐까 싶은 오싹함이라고(129쪽) 말한다.
귀신이나 비(非)인간의 존재보다도, 결국 가장 두려운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도록 만드는 또 다른 인간이다. 이것에 대해 생각하면 굉장히 심각해지다가도.. 어 그럼 이제 귀신 나오는 공포 장르는 볼 수 있을지도…?🙄 우선 <여름기담: 매운맛>부터 도전해 보겠습니다.
표지와 판형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센스가..😻‼️ 영양성분표와 제품 상세표, 식품 인증마크, 도서 날개까지 꼼꼼히 엿보길 바란다.. (사진첨부 有)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그리고 또 어쩜 이렇게 디테일하게 구현해냈는지!! 그저 감탄이다. 내지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중간중간 검은색의 점(?)들이 도서 중앙에, 측면에 물든 듯한 느낌으로 프린팅되어 있는데, 집중해서 읽다가 이런 내지 디자인이 나오면 괜히 더 오싹해지는 느낌🥶 덕분에 몰입이 더 잘 된 것 같다. 게다가 사이즈도 작고, 책등도 둥글고, 가볍고, 들고 다니면서 라이트 하게 읽기 딱이고..💚 무엇보다도 이런 모든 컨셉이 책에 녹아든 게 귀 여 워 서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예비 출판 마케터로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책을 '소장'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 답이 <여름 기담>에 있었다. 이런 차별성이라면 무조건 가능할 것이라 자신한다. 결국 한 끗 차이는 디테일에서 나온다는 것을 상기!
앞으로 #읻다출판사 와 함께할 가을 겨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