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속의한줄
(9p.) 사회 현안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나만의 목소리를 분출해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글을 쓰는 건 상당히 매력적인 작업입니다. 개인의 이익이나 안녕에만 머물지 않고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며 불합리한 시스템을 지적하고 타파한 후 새로운 체계를 설립하는 과정에 일조하는 노력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해요.
(67p.) 위로란 그 사람의 고뇌를 낱낱이 파헤쳐 분석한 후 달래 주는 게 아니라 고통받는 모습에 공감해 주는 그 자체가 아닐까요?
(119p.) 문을 멈추지 않고 쾅쾅쾅 두드린다고 해서 독자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칼럼에서도 일종의 진폭과도 같은 세밀한 조절이 요구됩니다. 바로 빌드업 말이죠.
(135p.) "세상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세상에 대해 읽고 쓴다는 일이 말할 수 없이 부당하게 느껴진다. 부끄러움을 견디면서 쓴다." - 홍은전
(158p.) '거짓말이야'라고 내뱉는 게 아니라 개연성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관련된 서사가 이야기로서 미흡하다는 점을 짚는 거지요. 억지스러운 이야기라고 핀잔을 주는 셈입니다.
(178p.) 칼럼 필자는 정직한 감정을 택했어요. "수긍은 가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라며 실은 "잔소리로만 들려 거부감'까지 든다고 솔직하게 말한 거지요. 얼핏 보면 주제를 부인한 듯 보이지만 그보다는 주제를 이행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겸손하게 말하는 것이라 보여요.
(182p.) 문제 제기만으로도 훌륭한 칼럼이 될 수 있습니다.
(205p.) 김연수 소설가는 어느 강연에서 '소설가는 고치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소설가는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쓴 글을 계속 매만지는 사람이라는 뜻일 겁니다. (...) 모든 글을 쓰는 이에게 퇴고는 숙명과도 같습니다.
(310p.) 글쓰기 수업에는 피아노와 춤뿐 아니라 외국어, 수영, 요리, 사진, 암벽등반, 사이클 등을 예전에 했거나 배우는 분이 꽤 많으세요. 다큐멘터리를 찍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픈 갈망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분들이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듯합니다. 글쓰기도 오랜 반복과 끈기로 이뤄 낸, 나를 드러내는 도구니까요. 숙련된 기술만이 욕망을 다룰 줄 아는 법입니다.
(311p.) 전문 셰프가 되어 장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정성스럽게 만들어 대접하고 싶은 욕망에 기꺼이 요리를 배우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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