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 나의 딸 그리고 나
로릴리 크레이커, 강영선 / 경원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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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에 TV앞에 모여들게 했던 몇 몇 프로그램이 있다. 주로 어린이 프로그램은 성별이나 나이에 맞게 호불호가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나이와 성별에 관계 없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가 있었다. 그 중 하나인 빨강머리앤 이라는 만화에 대한 추억은 깊다. 방영 당시 나도 어린이 였고, 너무나도 재미있게 본방 사수를 했다. 늘 다음화가 기대되는 이야기, 친구들과의 이야기에도 꼭 회자되는 프로였다. 특히나 빨강머리앤의 주제곡은 성인이 된 지금에도 똑똑히 기억이 날 뿐만이나라,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있는 명곡이다. 그 후 출간된 책이나 영화 비디오도 봤던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빨강머리앤 이야기가 소환 될 추억의 책 한권을 함께 했다.
 이 책은 정확히 발강머리앤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가 빨강머리앤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자신의 삶에 투영된 이야기를 녹여서 집필한 에세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강머리앤 이야기가 새록새록 기억나는 이유는 저자의 삶과 빨강머리앤의 이야기가 각자의 삶속에서 주체하며 평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크로스 되지 않은 각자의 이야기의 평행선이지만, 그녀의 이야기가 겹쳐서 보이는 이유는 서로의 인생, 대로는 굴곡 져 보이는 이야기를 맑게 그려 낸 마법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핑크빛 표지가 유난히 지금 이 봄 빛 햇살과 어울려 보였다. 주근깨 빼빼 마른 발강머리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표지의 삽화였다. 사실 부끄럽게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그래도 빨강머리앤의 이야기가 90%를 차지할 줄 알았다. 그래서 즐겨보는 만화에 대한 추억과 환상이 더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향해가고 잇다. 아이러니하게도 어점 그래서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는지 모른다. 
 저자는 두 아들과 피비라는 가슴으로 낳은 딸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괜히 반갑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듯이 셋째 피비는 한국인 소녀이다. 피비가 발강머리앤 소설을 읽고 "고아"라는 뜻을 묻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이된다. 빨강머리앤은 고아였다. 그리고 피비도 심지어 이 책의 저자인 그녀도 입양된 고아이다. 그래서 빨강머리앤의 삶이 이 모녀의 삶과 묘하게 겹쳐진다. 저자자 처음 딸 피비를 만났던 일화를 회상하기도 하고, 자신의 친모와의 기억도 회상한다. 그리고 친부를 만나진 못했지만 주고받은 편지도 소개를 하고 있다. 학창시절에의 따돌림도 여과없이 기억해냈다. 언제나 당당하고 당찬 빨강머리엔의 성격에 대한 일화도 나왔다. 홍당무 같은 빨강머리, 심한 주근깨 등등으로 놀림 받았던 발강머리 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길버트와의 잊지 못할 첫 만남 등도 기억을 새록새록 할만했다. 인생 최대의 친구 다이애나와의 일화는 너무 감동적이다. 빨강머리앤의 마음을 알아주는 소중한 친구이다.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친구들 중에는 이해관께를 따지는 사이가 점점 생겨난다. 그러나 앤과 다이애나 같은 사이는 조건을 따지지 않은 최고의 친구이다. 저자도 자신의 친구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발강머리앤이라는 소설속 주인공과 자신의 인생을 적절히 투영한 자선적 에세이다. 그리고 그녀의 삶이 진행형이라는 힘찬 메세지도 잊지 않았다. 오랜만에 익숙한 캐릭터를 만나는 기회였다. 그리고 어느새 나 또한 그녀들의 삶을 응원하고 박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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