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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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로버트 올렌 버틀러 상, 플로리다 리뷰 에디터 상 수상 작가로 이미 알려진 저자 매슈 설리번의 야심작이었다. 그렇다고 매번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화려한 이력이나 책의 품평을 고려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기대감이 컸다. 특히 시애틀 공립 도서관 올해의 소설로 뽑힌 이력 보다 이 책이 더 끌렸던 이유는 미스터리 소설, 추리소설로서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이 소설의 전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을 리뷰하는 데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꼭 만나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이 책을 만나보게 되었다. [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라는 의미 심장한 책 제목이 끌렸다.
 이 소설의 배경은 주인공 리디아의 직장인 브라이트아이디어라는 서점이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 아주 편안하고 동질감 느껴지는 장소이다. 개인적으로 실제로 요즘엔 온라인 서점에 밀려 오프라인 서점이 감소 추세라 아쉬움을 갖는 1인 이지만 아직도 동네서점에 vip회원으로서 착실하게 마일리지까지 찾고 있는 나로서 아주 편안한 장소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서점이 참 많앗고, 나도 시간이 많을때 종종 서점에서 기웃거리며 신간 도서나 책을 읽기위해 꽤 먾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었다. 학창 시절에 내가 즐겁게 했던 서점 아르바이트 추억까지 있는 장소 이기 때문이다.
 여튼 이 작은 서점에서 벌여지는 사건 하나가 시작이 된다. 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떼우는 사람들을 일명 책 개구리라는 표현을 썼다. 소설 속에서 책 개구리  중에는 뚜렷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하루ㅜ종일 시간을 보내는 책 개구리들이 대다수 였다. 어느 날, 단골손님 중 조이가 서점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하게 되면서 평온했던 서점은 발칵 뒤짚히고  리디아 그녀도 굉장한 혼란에 빠지면서 스토리는 시작이 된다. 서점에서 일어난 사건은 직원인 리디아의 삶의 영역을 침범하게 된다. 그녀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서점안의 비극이 직원과 무슨 상관이 있으려나 하는 의아함이 생길 법하지만 리디아는 죽은 조이의 주머니에서 그녀도 가지고 있지 않은 리디아의 10살 때  생일파티 사진을 보게 된다, 물론 그녀 혼자만 찍혀진 사진은 아니고,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친구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혼란을 겪게 된 것인가. 그녀는 오직 단순히 서점의 직원에 불과한데 책 개구리인 조이와 무슨 인연이 있는 것일까?
 이런 소설의 생소한 설정이 나의 맘을 더 이끌었다. 그리고 이런 설정과 전개되는 스토리는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확연히 달랐다. 평소 추리몰을 즐겨 읽는 나로서도 앞서 전개될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리디아는 조이가 남긴 유품이 마치 자신에게 남긴 메세지라고 여기게 된다. 조이의 유품중의 상당 수를 차지하는 책들을 우유 보관함에 가져와 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실제로 암호를 찾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읽고 있자니 나 또한 손애 땀이 났다. "그녀" 라고 지칭되는 인물, 그리고 억지로 짜 맞춘듯한 책 뒤의 수살한 다른 책의 라벨, 그 모든 하나가 미스테리였지만 미스테리한 암호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방법을 찾자, 메세지가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숨겨졌던 과거 이야기도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고 재우하게 된 옛 친구와 함께 엉킨 실타래를 풀어간다. 중간에 전개가 빠르지 않았지만 내게 더욱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재미 있었다. 그동안 아무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오직 가슴속에 슬픔으로만 간직했던 비밀이 얼마나 힘들게 그녀의 유년시절 아픔으로 다가왔는지 상상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어머니의 부제에 너무나 외롭게 자라던 소녀 리디아였기 때문에 그 날의 충격은 평생을 지울지 못한 충격읠 것이다. 친구네서의 하루밤에 겪게 된 살인사건, 어렴풋한 망치남의 기억,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건에 안타갑게 하나뿐인 가족 아버지가 연루가 되고 끝나지 않은 미제 사건이 되어 버린 그 사건이 어떻게 풀어질 것인가. 리디아는 많은 정황에 혼란을 느끼고, 형사와 아버지를 만나지만 의혹은 겉잡을 수 없게 커져만 간다.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비극적인 결말이 이어진다. 조이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모든 이야기가 서서히 베일에 벗겨지게 된다. 그러나 조이가 죽으면서 까지 밝히고자 하는 비밀은 한 집안 뿐만 아니라, 너무나 얽혀버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이자, 밝혀지면 안되었을 씁쓸한 과거이기도 했다는 생각에 더욱 안타까운 결말이었다.
[아무도 문 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라는 책 제목은 죽은 조이의 메세지 중 일부였다. 외국 소설이라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다른 면들이 많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 둘 밝혀지는 반전에 100% 공감은 가지 않았지만 (정서적으로) 점점 풀리는 해결에 쾌감을 느끼기도 했고, 그 어느 영화나 드라마 보다도 반전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스포를 막기 위해 줄거리를 철저히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들켜버린 비극적인 결말은 모든 것은 원래 상태로 복귀 시키기에 아쉬운 결말이라 씁쓸한 감이 있었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흥미로운 스토리,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 공간에서의 호흡,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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