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경제학 -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밀착형 경제학 레시피
유성운.김주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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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요즘 걸그룹을 잘 모른다. 더욱이 아이돌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시대라서 노래를 익히기도 전에 사라지는 그룹들이 너무나도 많고, 일단 그룹 자체가 너무 많기에 가수 개개인 이름을 알기는 커녕 걸그룹 이름이나 멤버 수를 알기에 어려울 정도이다. 80, 90세대의 가요 프로그램을 접했기에 아직도 예전 발라드나 댄스 노래 가사를 흥얼대는 촌스러운 여자가 되었다. 아이돌 1세대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1인가수, 듀오, 몇몇 그룹, 발라드, 댄스 가수가 인기였던 예전이 그립기도 한다. 그렇다고 요즘 가수나 노래를 아에 모른다는 것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바른 비트 댄스곡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음원을 다운 받고 들을 수 있는 경로가 많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노래의 장점이다. 더욱이 예능프로나 광고 등으로 익숙한 걸그룹들이 나오면 반갑기까지 한다. 아이돌 중 정확히 이 책에서 다루어질 걸그룹에 대한 이야기를 듬뿍 담은 책이 내게로 왔다. 좀 더 의미심장한 제목을 덧붙인 [ 걸그룹 경제학] 요즘 걸그룹들은 하루가 다르게 데뷔하고 사라져버린 그룹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을까. 흔히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한 연예인 가수들이 만연했던 우리 시대에는 립싱크가 있었기에 가창력보다는 외모나 비젼을 담은 스타들이 많았었다. 그러나 이제 길거리 캐스팅은 옛말이 되었다. 요즘엔 초등학생부터 가수, 연예인의 꿈이 높은 순위에 매겨질만큼 인기가 높고 상당히 어린 나이때부터 꿈을 위해 준비하는 소녀, 소년들이 많다. 무한한 연습생 시간을 거쳐 가수들이 탄생한다. 이런 경쟁 시대에 경제학이라는 용어를 매치하여 흥미롭게 꾸며 질 이 책이 궁금했다. < 걸그룹의 흥망성쇠를 읽으면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의 흐름이 보인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표지부터 내 눈에 띄었다.

 한국사와 기후학을 전공했다는 정치부 기자가 저자라서 의아했다. 과연 이 책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기대가 더 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요즘 새로운 분야로 떠오르는 빅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집필 했다니 신뢰가 가는 책은 틀림없다. 첫 장의 익숙한 지도는 2008년 걸그룹 세력도이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몇몇의 걸그룹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처음들어보는 걸그룹이 너무나도 많고, 데뷔의 기쁨도 잠시 사라지는 걸그룹이 많으니, 이 험난한 경쟁 시대에 스타덤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겨울까 생각하니 안타깝다. 바로 이 걸그룹 지도, 모든 것은 이 한 장의 지도에서 시작되었다니 앞으로 전개 될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총 31장의 주제로 이어진 구성 이외의 2009년~2016년 걸그룹 세력도가 부족으로 있다니 빨리 넘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과연 내가 몇이나 알고 있을까,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제목과 같이 경제학에 기인한 책이다. 그렇기에 주제들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결국에는 경제와 미묘하게 연결되어있다. 파레토 법칙이라 하는 걸그룹도 상위 20%가 지배한다는 경제 논리에 자유롭지 못한다는 글을 읽었을때 고개가 끄덕여졌다. 도표로 기획사도 언급되고 걸그룹 시장이 너무나도 포화가 되었다. 실제 로 2014년에는 절정을 이루어 무려 37개의 걸그룹이 데뷔했다고 한다. '걸드러시' (걸그룹+골드러시) 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상위 20%의 그룹이 지배한다는 경제 논리에 맞게 처음보는 그룹 이름도 있고, 하위 그룹은 너무나도 생소했다. 더욱이 인지도 있는 걸그룹에 음영 표시를 하니 하위 그룹은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스포트라이트 한번을 받았는지, 무대에는 서 봤는지 소녀들이 한 노력에 비해 너무나 작은 관심에 주저앉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헬멧을 쓰고 혜성처럼 등장한 크레용팝은 차트 역주행을 하면서 순식간에 떠올랐다. 여기서 포지셔닝이라는 경제용어를 볼 수 있다. 정확히 전략적 포지셔닝이라는 경제 용어가 있는데 경쟁에 있어서 바로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에 뛰어든 기업이라도 경쟁자와 차별화하는 포지셔닝에 실패하면 살아 남을 수 없다." 라는 포터 교수의 메세지가 인상 깊다.(47p) 그러나 포지셔닝이 모든 성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AOA 걸그룹은 최초로 전문 밴드 콘셉을 들고 나왔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라는 스토리텔링까지 붙였는데 당시 결과는 폭망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기회를 잘 잡아 지금은 톱스타 반열에 오른 걸그룹이지만, 포지셔닝의 나쁜 예로 뼈 아픈 시련을 겪었다고 한다.

 그 밖의 비교우위효과나 버핏 효과 등 경제 용어를 적절히 섞으면서 그룹들의 예로 들어 재미있게 책이 이어졌다. 가끔 정치 인물 안철수 나 비교, 응용 인물들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걸그룹 노래 가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도 살펴 보았는데 '너'와 '나'가 가장 많이 등장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팬들과 소통을 화는 걸그룹이라 팬덤을 고려한 작사 작곡이 끌리게 되는 이유이다. 또 걸그룹이 한 명에 몰빵하는 이유도 나와 있어서 그간 궁금증이 해소 되었다. 이 또한 경제 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과거 모든 멤버가 고르게 인기를 얻은 것과는 달리 요즘 걸그룹을 보면 그룹의 한명이 대표하는 듯이 한 명만 눈에 띄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우스게 말로 "00그룹은 000가 먹여살린다" 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 실제로 그룹명보다 많이 검색되는 멤버를 도표로 나타냈는데 나 또한 그 걸그룹에 멤버 한 명만 아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특정 멤버가 그룹을 대표한다도해도 과언이 아니라니 경제효과에서 파급된 계산이라는 논리가 놀라울 정도이다. 평소에 들어보았던 용어나 그밖에 생소한 법칙들이 걸그룹 경제학과 연관이 된다니 더욱 유심히 읽어보는 기회가 되었고, 더욱이 부록편에 나오는 걸그룹 지도 양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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