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이야기 11 - 초한쟁패, 엇갈린 영웅의 꿈 춘추전국이야기 11
공원국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중국은 오랜 역사의 흐름에 걸맞게 복잡하고, 난해하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큼 역사적 가치가 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난세의 영웅들에 대한 역사적 해석도 제각각이다. 내가 중국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시작은 삼국지이다. 단순히 학과정의 필독도서였기에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의의를 성인이 되어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삼국지에 나오는 난세의 영웅이나 그들의 처세술, 상황적 판단 권법등에 빠져 들었고,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여러 장르 독서에 빠져 있지만 또 다시 한 궝의 책으로 다시 역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춘추전국이야기이다. 수많은 국가가 명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권이 대립, 윤합, 발전하였던 가장 혼란스런 시대를 겪은 시기가 춘추전국시대이다. 오늘날 중국 원형의 기원이 되는,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시기이다. 중국의 역사가 너무나도 오래되고 복잡하여 이 책을 읽기 전에 중국 역사 연대표를 먼저 읽고,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한 시대적 과도기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해 보았다. 저자가 10년 동안 집필해왔던 춘추전국이야기의 마지막 11권이라는 사실에 놀라움과 경이감 마저 들었다. 나 또한 설레임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춘추전국시대의 마지막 위인이라 손꼽히는 유방과 항우 그 둘이 주역이 되어 펼쳐질 이야기를 시사하고 있었다. 춘추전국시대를 마무리하고 통일신라의 서막을 열게 된다는 역사적 시점에 그려지는 스토리이다. 유비의 본보기가 되는 인물로 그려지는 유방은 삼국지에서도 많이 그려졌다. 반란의 대의를 조종할 능력과 군사적 재능을 갖춘 유방과 항우는 춘추전국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들이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초한쟁패에서 맞서는 이야기는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주요 인물소개를 지나 스토리에 진입하기 전에 10여년간 춘추전국이야기를 집필한 작가의 역사관과 가치를 읽어볼 수 있는 서문이 눈에 들어왔다. 혈연 단신의 평민 출신의 유방이 천하의 우두머리가 된 그의 영웅됨을 미리 언지를 했다. 의리와 협의 정신으로 이끄는 리더의 참모습을 고대의 영웅 유방에서 찾을 수 있는 이유였다. 
 "왕후 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 춘추전국이야기의 마지막 반란의 씨앗은 바로 진승과 오광이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원대한 포부를 안고 불씨를 짚혔던 그들이 바로 첫 주인공이었다. 지속된 가뭄, 어지러운 난세 기아로 인한 난민의 증가, 삶 자체가 전쟁이었다. 반란에 성공하여 왕위에 올라 첫 깃발을 휘둘렀던 진승은 훗날 유방 시대를 도래하게 된 첫 불씨,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크게 신분 세탁하려 했던 그는 결국 그 한계라ㅡㄹ 깨지 못하고 살해되고 마는 실패를 격었지만, 역사적으로 그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보게 되는 의의를 내릴 수 있다.
난세에 나타난다는 영웅은 우연히 일아난 게 아니라 스스로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개척하는 도전정신이 이끄는 내면에 탄생하는 것이다. 평범의 비범성을 지닌 두 영웅의 탄생 이야기부터 이어지는 본격적인 유방, 항우에 돌입했을때 흥미진진했다. 남대른 기개로 전면에 나선 항우는 진군을 여과없이 격파하고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러나 리더에게 있는 자질을 갖추지 못한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된다. 항우의 아장에 불과했던 유방을 보좌하는 심복이 늘어나는 반면에 항우는 난폭한 성격과 사람을 얻는 기질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마지막 결과를 빚는 결정적인 실수이다. 항우는 전투에서 이겼고, 유방은 사람을 거두는 계기가 된다.
 유방과 항우의 대결구도가 이어지며 접전에서 기적같이 유방의 목숨을 구한 것은 휘하에 있는 사람이다.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고 거둘 수 있는 힘, 그의 지략과 전술을 이용하는 것은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한다. 4년에 걸친 항우와의 쟁패에서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를 세우는 것으로 춘추전국시대의 막을 내리게 된다. 나라의 기반을 세우고 통일 시대의 서막을 여는 것으로 춘추전국시대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10장에서는 역사적 관점에서 중국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역사관이 담겨있다. 진나라에서 한나라로 오는 과도기에 많은 외상이 있었던 역사의 저편을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나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러나 과거라는 시대적 어려움, 이미 지나버린 시간에 대해 현대인이 지금의 시각을 절제하고 배제하여 기록하는 한계에 대한 고충이 여과없이 느껴졌다.  
 고대 문헌의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소설도 허구나 작가의 상상력에 근거한다는 소설적 의미에 자유롭지는 않지만, 책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흥과 스토리는 오래 남는다. 과거를 통해 삶의 방향을 비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춘추전국이야기의 전권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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