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편지 - 붙잡고 싶었던 당신과의 그 모든 순간들
이인석 지음 / 라온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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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빨간 우체통> 생각만해도 미소를 저절로 띄우게 되는 단어이다. 특히 가을, 낙엽이 딱 어울리는 가을! 역시 편지와 어울리는 계절이다. 왠지 가을 우체국을 찾게 되는 감성에 사로잡힐 것 같다. 그러나 아쉽게도 바쁜 현대인에게는 손 편지, 빨간 우체국이 사치인 듯 보여서 안타깝다. 나는 다행히도 손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연애시절을 보낸 한 사람으로서 달달한 편지의 옛사랑의 추억이 있다. 실제로 지금도 그 편지를 고요히 간직하고 있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저기요, 내 마음 도착했나요?’ 라는 부제가 담긴 이 책은 붙잡고 싶었던 당신과의 그 모든 순간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집필한 책이다. 15만통의 편지는 15만개의 사연이 담겨있다. 저자는 이 많은 사연을 모아 사연보다 더 찡한 감정이 녹아있는 한 권의 책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책은 간절히 원하는 내게로 왔다. 난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첫 장을 펼쳤다.

 지금은 문자나 전화 한 통으로 안부를 전하고 전송 버튼 누름과 통시에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뿐인가. 마음만 먹으면 통화버튼 하나로 영상통화도 할 수 있다. LTE급 속도 전쟁이 이루어낸 쾌거이다. 그러나 편지는 배와 배달기사님의 정성이 한땀 한땀 모아진 값진 시간이 함께 전달되어 있다. 간절함과 그리움을 듬뿍 담은 편지를 쓰고 비에 젖을까, 우표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해서 우체통에 부치고 받는 사람에게 언제 전달될지 궁금해하던 그 떨림의 감정들, 이제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너무 아쉽다.

 부부편지, 연애편지, 친지편지로 나누어진 목차는 수집한 편지 중 일부분이 등재되어 있다. 생계를 위해 멀리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애뜻한 마음에서 부부의 마음을 서로 전달한 편지에 그리움과 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 처자식을 위해 쿠웨이트에 파견된 남편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는 조국에 있는 가족을 위한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다.

 내 마음의 등불이 되어 주오 라는 문구로 시작한 연인의 편지는 과거 연애 편지로 달달한 사랑을 키워 오던 나의 옛 추억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띄어졌다.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설레게 느껴질 것 같아 행복의 편지 한 장이 얼마나 위안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니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연도미상으로 수집한 처남에게 보내는 편지나 외지에서 형에게 서 내려간 편지로 가족을 걱정하고 동생을 위로하는 마음을 훤히 느낄 수가 있었다. 지금 이 글을 노트북을 키고 키보드를 두들기는 나는 오타를 쓱쓱 지우지만 손 편지의 오타는 지우기가 어렵다. 한 글자 소중히 써내려가는 그 마음과 정성까지 보태지는 한 장의 편지, 오늘은 그 편지가 그리운 가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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