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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김태광 지음 / 시너지북 / 2017년 9월
평점 :
가을은 왜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했을까? 이 문구를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존경스럽다. 가을 하늘은 청명하고 곡식도 무르익는 풍요로운
계절임은 분명하다. 분명히 밝은 기운도 느낄 수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떨어지는 낙엽이 압도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계절인 외로운 계절 같다. 마음이 왠지 녹아내리는 감성이라는 낭만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가을 우체국, 편지가 떠오르는 시린 마음을 왠지 어루만져주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내게로 온 책은 시집이었다. 난 꽤 많은
시집을 느꼈다. 왠지 책이 얇다는 메리트에 가방에 쏙 들어가는 이유도 있겠지만, 왠지 숙녀의 가방에서 시집 한 권의 허세가 있었기 때문에 가장 많이 가지고 다니고, 즐겨 읽던 책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바쁜 일상에 쫓다 보면 시집은
사치, 책 한 권도 읽을 수 없는 일상에 여유가 없어진다. 그래서
이번 가을은 시집 한 권과 여유를 찾기로 한다. 영광스럽게도 시집이 내게로 왔고, 그냥 시집이 아니라 이 가을과 딱 어울리는 감성을 가진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라는 책이 왔다.
시집은
여백의 미이다. 꽉찬 내용이나 글귀가 아닌 하얀 여백, 마음의
여유가 한층 어울리는 시집 한 권, 새 하얀 표지부터가 여백을 담고 여유를 한가득 담은 채 내게로 왔다. 그리고 읽어 내렸다. 4장에 이어진 시는 각 장의 주제에 어울린
감성 가득한 시였다. 시인의 말이라는 도입부부터 이 책에 금방 반할 것 같은 반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중간중간에 그려진 삽화, 꽃, 하늘, 나비, 비누방울
조차도 어울리는 시와 감성이었다.
그리움에
눈이 부시다 라는 1장의 제목이었다. 그리움을 진한 감성으로
녹아내리는 많은 시들이 돋보였댜. 단지 마음을 울리는 시는 명확한 해답이 없어서 더욱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사랑, 이별,그리움이라는
이야기를 감정 절제와 함께 아름다운 시구에 녹아 내린다. 분홍 꽃잎 그림에 노래하는 시는 <사랑은 슬픈 꽃잎되어> 라는 시였다. 아름다운 꽃잎에 아이러니하게 담담한 이별과 그리움을 담아낸다.
[그렇게 그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가 되어 내게로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시에 기재된 시구이다. 가을에 읽는
시, 지금 창밖에 빗줄기라도 내리면 더욱 감정에 녹아내릴 듯하다. 이
책을 읽다가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가을비처럼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별은 그리움이라는 마음이 같이 오기 때문에 슬프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리움을 감정에 녹이고 100% 표현하기 보다는 절제해서 써 내려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였다. 진한 아메리카노와 어울린 한 편에 시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이 가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감사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