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두 시 나의 도시 - 지금 혼자라 해도 짙은 외로움은 없다
조기준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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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란 단어가 무색할 만큼 현대사회는 고독, 외로움이란 단어는 낯설지 않다. 더욱이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나홀로족이 많다는 것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오랜만에 책 제목이 끌리는 서적이 있었는데 밤 열두 시 나의 도시라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책 내용이 홀로서기의 과정인 깊은 속 뜻을 몰랐다. 단지 함께여도 고독한 스토리쯤 생각이 들었다. 가장 끌렸던 이유는 밤 열두 시가 갖는 낭만과 고독의 아이러니한 감정을 얼마나 감정이입 승화시켜 녹여내는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깔끔한 표지와 첫 장의 저자의 친필 사인이 고스란히 적혀있고, 왠지 모를 고독의 그림자가 짙게 있던 책. 이런 첫 느낌을 가득 품은 채 내게로 왔다.
  11 59분에 작성했다고 마침표를 달은 인상적인 프롤로그는 이 책이 나홀로족을 위한 책임을 명시했다. 그리고 마흔 된 혼자남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한 편의 에세이였다. 반려묘를 키우는 블혹의 나이의 솔로 아재? 나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할 거 같지 저자의 이야기이지만 왠지 첫 장부터 마음이 놓여지는 스토리였다. 현대인의 고독이라는 자체가 공감을 형성했던 것일까? 21세기의 싱글 그들을 위한 싱글마케팅도 많이 늘었다. 난 절대 밖에서 혼밥을 못 먹는 스타일인데, 요즘 혼밥, 혼술이란 단어가 나올만큼 솔로 마케탕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책은 나홀로족인 저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어느새 익숙해진 솔로의 일상이지만 항상 외로움이 곁에 있다. 하지만 외로움 극복기 정도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느 날 입양된 반려묘로 집사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는 분이니 말이다.
 재우자가 있든, 다복한 형제가 있든 짙은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우리는 고독이란 단어로 아주 멋스럽게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기약하듯 또다시 시작점에 서 있는 밤 열두 시의 매력이 다가왔다.
 이 책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밤에 읽기 시작해서 밤 열두 시를 통화했다. 그래서 감성이 더욱 짙어졌던 이유일까, 사랑은 봄비처럼이별은 가을비처럼이란 첫 장의 주제가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설레임의 봄비와 서서히 어느새 주변 온도끼지 싸늘하게 내리치는 냉정한 겨울비라니, 그리고 시작된 집사가 되기까지 간단한 감정의 변화도 일기처럼 써 내려가서 부담이 없었다. 단지 저자가 단순히 불혹의 나이로 여성호르몬이 증가해서 소녀 감성으로 되돌아 간 건지 아니면 여성 작가가 아닌지 의심이 들만한 필체는 조금 헤깔리게 만들 정도였다.
 누구나 같은 상황을 좀 더 다르게 보는 법을 알게 하는 이야기이다. 남들 쫒아가는 시대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기는 이야기는 마치 요즘 말하는 ‘YOLO’ 인생을 살고 있다. 가족끼리 모이는 미술관 대신 자유롭게 갤러리를 즐기며 버스킹 공연을 남 시선없이 멋드럽게 해내는 경험 그리고 <별이 빛나는 밤> 라디오 청취자가 되어 감성에 드리는 인생을 살고 있다. 물론 현실이 모두다 긍정적이고 아름답지는 않다. 다만 사태의 비판에 앞서기 보다는 감성으로 묻어내어 깨달음을 느끼는 일련의 과정이 밤 얄두시 나의 도시에 집중해서 읽어 내리는 이유가 되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짙은 외로움은 있다라는 31가지 이야기를 읽으며 미소를 아이러이하게 미소를 짓게 되고 살짝 공감도 느껴본다. 밤 열 두시에 작성했다는 에필로그는 반짝반짝한 LED 불빛이나 네온사인 아래서 써 내린 글이 아닌 환한 달빛 아래 써 내렸을 것만 같은 감성이라 더욱 운치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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