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파산 -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여성의 삶
이이지마 유코 지음, 정미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고통스런 여성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어서 책을 출간했다는 저자의 프롤로그를 읽어보고 왠지 짠했다. 왜 그런 사회 상황에 놓였는가. 나 역시도 여성의 일원으로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제목이 좀 파격적으로 다가왔던 이 책은 표지부터가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이 책을 진지하게 읽어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이 책은 내게로 왔다.
저자는 일본사람이라서 이 책의 사회상은 우리나라가 접하기에는 다소 현실감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여성파산이라는 메시지는 읽을 수 있었다. 총 7장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경제적 비애에 대해 쓰고 있다. 시대는 일본 사회가 주가 되는 바람에 100% 공감을 이끌어 내기는 어려웠으나, 비정규직이나, 여성의 사회진출의 제약 등 우리 사회에 비추어볼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세태를 비판한 것 같아서 통쾌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 한 줄기 빛을 찾아서 라는 파트를 집필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건강한 마음에 도약의 길을 비추어준다.
우리나라는 신분제 사회나 계급사회는 아니지만, 여성의 사회진출 제약은 남성에 비해 비일비재 하다. 나는 다행히도 부모님의 지원아래 유명 사립대학교를 졸업하여 대기업 정규직에 입사해서 큰 차별이나 불평등 없이 지내왔지만, 매스컴을 통한 비정규직의 차별, 결혼이나 출산과 동시에 퇴사를 고려하는 여성의 많은 제약에 대한 사례를 많이 들어봤다.
1장부터가 의미 심장한 내용이다. 가족에 의지하는 안정의 동시에 위험한 여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외국에서는 원하면 고등학생 이후의 독립을 할 수 있고, 대학 등록금이나 학비는 자녀가 알아서 아르바이트나 여타 다른 방법으로 벌어서 마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같이 자녀의 독립을 부추긴다기 보다는 결혼 전까지 부모의 보살핌아래 지내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골드미스가 되어도 부모님 밑에서 생활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것이다. 바늘방석이라고 표현한 본가 살이는 부모의 눈치만 보는 골드미스를 겨냥한 말이다. 비정규직 또는 고정적인 수입 없이 떠도는 사회의 차별 아래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또한 정규직도 고달플 것이다. 3장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 노동 시장의 그늘에 대해서 읽어 내렸다. 우리나라에도 열정페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청년실업이 높아지고 이는 곧 바늘구명 취업을 의미한다. 작업 환경, 처우개선은 뒤로 한 채 열정만 강요하여 마치 재능기부를 연상하듯이 업무 과중을 시킨다. 여성이 더 많은 피해를 입고 열정페이의 대상도 여성의 비중이 높다. 이런 사회적인 병패가 계약직 직원이나 비정규직의 악순환을 만든다.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하도록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해고시키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여성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취직하기에도 제약이 있다. 외국에는 남성의 육아휴직 제도가 활성화가 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 이지가 않다. 맞벌이라면 육아와 가정, 일이 모두 여성의 몫이며 그런 상황이 여성 차별의 근본이 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노동시장을 들여다보고 고용안정을 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있어 왔던 여성 차별이나 불평등을 개선하는 노력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노동환경을 파악하고 미래를 논의하는 길이 여성 파산을 막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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