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과가 그렇게 변명 같나요?

내 사과가 그렇게 변명 같나요 - 사과할 줄 모르는 사회, 사죄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사과법을 배우다
마스자와 류타 지음, 김윤희 옮김 / 라온북 / 2017년 6월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렸을 때에는 친구와 장난 치다가 나의 실수로 친구가 다치기라도 하면 또는 친구와 다퉜을 때 미안해 라는 말로 사과를 하면 끝인 것 같았다. 다시 관계가 예전처럼 회복되었고,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일이 되곤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사과라는 단어가 어렵게만 느껴졌다. 오히려 꼭 사과를 해야만 아는 사이인지, 사과가 그리 필요한지가 의문이 들 정도이고, 굳이 표현 하지 않아도 두리뭉실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두려움으로 느낄 때가 있다. 일이 커지지 않는 선에서 지켜보다가 그냥 넘어가는 걸로 지나는 경우도 대다수이다.
우리는 반성이라는 단어에 그렇게 멀어져 갔다. 그래서 정작 마음을 열어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을 모르는 것 일 수 도 있다. 이번에 의미 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가제본으로 미리 알게 되어 더욱 영광인 책 “ 내 사과가 그렇게 변명 같나요?” 라는 책이다. 사과하는 게 왜 어려운지, 진실한 사과를 하는 법에 대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뉴스를 보면 기업 총수나 비리관련 정치인 들의 거짓 90도 사과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기업이나, 이미지 타격만 고려하여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닌 거짓 인사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 차릴 때도 있다. 그들의 사과는 한결같이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것이다. 사건 내막에 대한 인정과 용서 없이 단순히 사건에 대한 물의를 일으켰음에 대한 사과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진정성을 전혀 느낄 수 가 없으며, 찝찝한 느낌은 그대로 이다. 그들은 혐의도 인정하지 않은 채 사건이 조용히 덮어지기 만을 기다린다.
이번에 성추문 관련 물의를 일으킨 한 프랜차이즈 치킨업체가 문제가 되었다. 관련 사람의 진실된 사과가 없었기에 치킨 업체의 불매운동까지 이어졌다. 해당 업체는 공식 입장 일체 없이 한차례의 기소도 연기한 채 묵묵 부답이었고, 일파만파로 커졌다. 결국 회장은 포토라인에 섰지만, 혐의 인정이란 질문에 일체 답 없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90도 인사만 한 채 사라졌다. 대중은 90도 인사에 더욱 비판적이었다. 우리사회에 아직도 이런 일들은 너무나도 많다.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은 소속사의 공식입장으로 발 빠르게 인정하고 수습하는 경우도 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다.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의 음주사고 후에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경우에는 물론 이미지 타격은 입겠지만, 자숙의 시간을 거치고 재귀하곤 한다. 하지만 자신이 운전 하지 않고, 지인이 운전했다고 둘러대거나, 술을 먹지 않았다고 도망가는 거짓 행동을 보인다면 대중들은 쉽게 돌아설 것이며, 인기는 한 순간에 떨어질 것이다.
사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즉 사과를 받는 사람에게 받아들여지는 행동인 것이다.
야마이치 증권 사장의 사과가 인상 깊었다. 전 사장 시기의 잘못임을 알지만, 현재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임을 인지하고, 어떠한 변명 없이, 타인에게로의 핑계 없이 본인이 진실되게 사과하는 모습에서 대중들은 오히려 찬사를 보냈다. 우리나라에 최현호 마술사 공연이 예기치 않게 지연이 되었다.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고, 심지어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조명의 불량으로 공연은 결국 취소되었고, 이제부터 최현호의 대응은 놀라웠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핑계나 변명 없이 지신의 공연을 기다려준 아이들에게 눈높이에 맞추어 사과를 하고 일일히 사진도 찍어주는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잘못 대응을 했더라면 이미지 추락은 한순간 이었을 텐데 눈높이에 맞는 진실된 사과에 인지도는 더욱 상승하고 이 사건을 알게 된 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잘못한 일이 없어도 사과해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있다. 이때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게 되는데 진심 어린 사과는 타인과 유대감을 더욱 끈끈히 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인 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