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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ㅣ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0
알베르 카뮈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여느 서평과 달리 이 책의 시작은 무척이나 어렵다. 10여년전에 이 책을 읽었을때 그땐 끝까지 다 읽었는지도 생각이 안난다. 단지 유명한 고전소설이라서 읽어내렸는지도 모른다.그리고 이 책에 대한 뇌리에 박힌 생각은 그저 '난해한 책'이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생각뿔> 에서 출간하는 몇 몇 고전을 읽었다. 그중 한 권이 [이방인]이었다. 이 책은 왠지 지금 출간 되더라도, 저자인 알베르 카뮈의 명성이 없더라도 출간 자체로도 화제성을 불러 일으킬것 같다. 제목이 주는 이끌림이 있는 책이다. 그래서 나도 책이 주는 해설이나 저자의 시선에서 한 걸음 떨어져 책을 읽어 내렸다. 하지만 곧 책의 주인공 뫼르소나 에피소드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의 삶과 철학을 이해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난해한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말이다.
카뮈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혼란하고 무질서한 사회 속에서 '부조리 철학'이라는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한 실존주의 작가이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삶과 죽음의 가치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의 가치관이 반영된 사상이 주인공 뫼르소에 투영되었다.
단지 의식의 흐름대로 살아가는 뫼르소, 감정의 절제로 하루를 무미 건조하게 살아가는 담담한 일과를 지낸다. 어느날 받은 모친의 사망 전보를 듣고도,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않는다.단지 일상 중에 여기는 휴가와 같이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도 무덤덤하다. 좋아하는 밀크커피나 담배를 피는가하면,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슬퍼하븐 조문객보다 담담하며 마지막 얼굴조차 보려하지 않는다. 잠을 자기도 하고, 다음날 여가를 즐기기도 하는 장면은 나중에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정도이다. 이렇듯 불성실하고 부도덕적인 태도는 타인에 의해 심한 눈초리나 비난을 받게 된다. 개인의 의식 문제라고 하더라도 사회라는 생활에 있어 어느정도 요구되는 의식과 질서가 있기 마련이다.이에 반하여 생활하는 사상이나 태도는 사회 부조리에 반하는 바이지만 결코 인정될 수 없는 가치로 자기매김 하기도 한다.
우연히 어울리게 된 레옹과 어울리면서 레옹의 애인 일화와 엮이게 되고 결국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게 된다. 레옹의 우발적 행동은 막기 위해 건네받은 권총으로 살해를 가담하게 되고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된다.
시종일관 감정의 절제하에 무덤덤하게 어쩌면 잔인하게끔 보이는 그의 모습에 재판장,검사, 배심원들은 분노하며 결국 가중되어 사형이라는 극형을 받는다. 마지막까지 뫼르소를 회개하려던 사제의 위선적인 태도를 역행하며 그는 어떤 변명도, 삶을 위한 몸부림도 애쓰지 않는다. 다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드리고 순응하는 태도에서 오히려 더 큰 희열감과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맞섰지만 그것을 타개하려고도 맞서려고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긍정하고 순응하는 태도로 초지일관 지냈다. 사실 현실로써 받아들이기 힘든 과제라 와닿지는 않지만 뫼르소를 통해서 카뮈가 추구하려는 실존주의 사상이 투영된것같다. 당시에 이 소설이 주는 사회적 파장이 어마어마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열적인 행동가' 라는 카뮈의 명성을 그대로 반영한 한 권의 책과 함께 하는 좋은 기회였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