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의 품격 -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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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연일 쏟아지는 여름 장마를 끝으로 햇살 무섭게 내리죄는 본격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연일 폭염과 열대야 소식으로 뉴스의 한 컷을 장식한다. 이번 무더위는 그 여느 여름보다 더 심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역시 푹푹 찌는 날시에 온 신경이 곤두 서게 된다. 여름을 맞이하는 현명한 방법이 있을까? 초복이 지난 지금 여름의 무더위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이 시급라다. 집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이 여름, 도대체 어지해야 할 것인가! 너무 더워서 사라진 입맛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인가!

 여름을 이기지 못할 거면 즐기는 편이 낫지 않은가. 여름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생각해보자. 이열치열이라고 하듯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여름 휴가, 피서는 두말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계곡에서 발 담그고 수박 한 통 쪼개어 먹는 즐거움, 역시 여름과일! 그리고 여름 하면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냉면이다.

 ⁠나 또한 냉면을 무지 좋아한다. 여름 뿐만이 아니라 사계절 생각날 정도로 말이다. 특히 겨울 동치미를 먹을때도 생각나는 냉면의 맛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특히 살얼음 동동 띄운 냉면은 여름에 먹어야 더욱 제 맛이지만 다행히도 주변 냉면 전문점 덕분에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는 것이 냉면이 아닌가. 나도 여름 시작과 동시에 냉동실에 시판 냉면을 쟁겨놓았을 뿐 아니라, 기회가 되는 한 냉면 맛집을 찾아 다니는 편이다.

 ⁠며칠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냉면 맛집 투어 방영을 보았다. 냉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냉면 국물이나 면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고 단순히 한 끼 식사로 생각하지만 냉면을 좋아하거나, 즐겨멱는 사람들은 면과 국물의 조화, 나아가 반찬의 어울림까지도 생각을 하곤한다. 나도 냉면 마니아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흥미로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냉면의 품격> 이라는 책이다. 책 제목은 패러디한 문구를 일부 인용했지만 그 제목만큼은 냉면을 아주 사랑하는 애호가가 집필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기다림의 설레임의 어느 날 책을 받게 되었고, 책의 크기나 두께는 핸디향 크기여서 휴대해서 읽을 만한 정도이다.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냉면 중에서도 평양냉면을 주로 다룬 책이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평양냉면의 뿌리부터 가지에 이르러 현대적인 입맛으로 변화하기까지의 냉면 전문점의 품평이 담겨져 있다. 각각 해당하는 목차의 맛집이나 전문점을 직접 투어해보고 맛이나 항목에 대해 평가하는 일종의 품평식으로 책을 엮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냉면의 역사나 특히 평양냉면의 시초도 기록하고 있어서 눈에 띄었다. 쌀이 귀했던 시절 면을 이용한 요리를 먹기 시작하고, 영양을 위해 고기국물을 육수를 사용하는 어쩌면 기아나 굶주림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오늘날의 냉면의 뿌리였다니 우스으면서도 왠지 짠했다. 그러나 많은 발달과 노력으로 이제는 한 끼 식사에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발전했느며 오히려 냉면을 찾아 먹을 정도의 입지에 올랐다.

 이 책이 핸디형 북으로 만들어진 만큼 소지하고 저자가 기록한 맛집을 하나씩 둘러보는 것도 의미가 깊을 것이다. 평양냉면에 대한 고정된 레시피나 맥락은 없지만 요즘에는 많이 대중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서울 근교나 가까운 지역에석도 맛을 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맛이나 서비스에 대한 견해는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나의 느낌이 저자와 다를 수 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실제로 명성이 자자한 줄서서 먹는 맛집 바로 옆에 있는 허름하고 별볼일 없는 듯이 생긴 음식점에서 더욱 좋은 평판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맛에 대한 호불호도 있고, 주관적인 견해가 많이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맛집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참고 서적이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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