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름이 나였으면 좋겠어
김혜원 지음 / 쉼(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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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는다는 것. 타인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인다는 것은 남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나의 힐링을 찾기 위함이 아닐까. 오랜만에 마주한 책의 이야기는 [오늘의 이름이 나였으면 좋겠어] 라는 책이다. 
 표지가 눈에 띄는 책이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 제목은 오늘을 살아가는 내게도 큰 메세지를 남기는 듯 한다. 저자 또한 내일을 위해 한걸음 다가가는 오늘로 엮은 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 한권이 그녀의 삶에서 너무나도 비참해보이는건 왜일까? 심지어 애써 밝게 자신을 포장한 저자의 외면이 더욱 슬퍼보였다. 책보다 좀 더 내려놓음이 필요한 시기는 아닐런지 조심스런 생각을 가져본다. 억지로 꾸민 외면과 달리 삶은 너무나도 힘들게 보였다. 소스라치게 힘든 환경에 더없이 우울한 마음이 묻어나는 저자의 삶의 고백에서 정말 인생이 이렇게까지 내리칠 수도 있구나 하는 가여움이 첫 시작이었다. 
 

 짝사랑하는 동기의 거절과 친구의 죽음 , 아버지에게 맞았던 기억, 이혼하고 푼 이야기, 가족과의 불화, 그 밖의 여러 일들... 남들은 생애 한 번 있을까 하는 사건을 너무나도 몸소 겪어왔다. 과거에 집착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힘든 고통일 것이다. 얼마나 힘들까? 그러나 남들에게 감추어도 싶을만한 일들을  여과없이 글로써 표현하는 작가의 삶. 이대로도 괜찮을까? 사실 저자 본인은 내려놓는다고 집필한 내용이 주변인. 특히 가족들에겐 힘든 고통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써내려간다는 사실이 놀라워진다.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 마저 들었다. 가족들이 더욱 힘들어 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에세이의 첫 시작은 예전의 기억.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고백 받던 그날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여하튼 그녀에게는 스스로 치유를 하고 있는 과정 인 것이다. 약간의 물음표가 생기기는 한다. 그녀의 삶은 그렇게 시간에 맡겨 흘러가는 중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용서를 하고 인생을 알게 된다. 자신 또한 열심히 성장하는 것이다. 물론 쌍둥이 워킹맘으로 가정에 더욱 충실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엄마라는 시간이, 1분 더 안아줘야 하는 애착의 감정이 필요한 시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나'라는 선택을 한 것 같다. 물론 집필을 하기에 일과 육아에 소흘하다는 말은 아니다. SNS에 글을 담고 그것을 묶어 한 권의 책을 내고 끊임없이 공모전에 도전하는 움직이는 저자의 삶이 우울을 이겨내고 있고, 흘러가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생각한다.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나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라는 말로써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이다. 희망적인 다른 책에 비해서 우울함을 극복하는 시선이 때론 소스라치게 마음 아프고 씁쓸해보이기도 한다. 한 권의 책이 주는 의미가 이렇게 복잡할 지는 예상 밖이었기에 남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나 또한 힐링하고 싶은 맘이 더욱 복잡해졌다. 한창 우울 했을때 남편의 태도, 나 빼고 가족들이 모두 원했던 아이, 이혼 맘 먹었을때 가진 아이라는 표현 자체가 저자는 과거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걸 의미했다. 과거 사랑받은 사람한테서의 추억을 얘기하기 보다는 치유의 과정을 더 겪어서 사랑스런 아이의 눈동자에서 미래를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 짠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저자 또한 아픔의 과정을 훌훌 털기란 힘들겠지만 삶을 더욱 환하게 바라보는 빛을 얻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기 식의 혜안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삶에 화해를 건네는 삶은 여전히 힘든것같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을 하려는 마음도 눈부시게 빛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치유의 오늘을 통해서 기다림의 내일이 있기에 흘러가보는 이 순간이 소중하고 더욱 값진 이유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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