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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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건축물들을 보면 그 분위기에 압도되기 마련이다. 인간의 놀라운 기술력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단지 커다란 규모에 기가 눌린 것도 아니다. 그 구조물을 통해 작게는 인간의 생각부터 크게는 우주의 신비까지 순식간에 경험하게 되는 기분이랄까.

책과 미디어를 통해 이미 익숙하게 다가왔던 건축가 겸 작가이신 유현준 선생님. 폭넓은 지식은 물론 열린 사고관이 돋보이셨기에 그 분이 선택한 30개의 위대한 건축물이 매우 궁금했다. 그 분은 어떠한 생각으로 이 건축물을 바라보았는지, 그 건물을 통해 어떤 것을 느꼈는지를 알고 싶었다.

“내가 책에서 이 공간들의 이해를 돕는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더 깊이 있는 해석은 직접 경험한 사람의 몫이다. (중략) 건축의 묘미는 경험하는 자의 신체의 크기, 과거의 경험, 무의식 등에 의해서 완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건축 공간은 자세하게 설명된 소설이라기보다는 읽는 자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시와 더 비슷하다.” (p.484-485)

우와..건축 공간이 ‘소설’이 아닌 ‘시’라고 표현하셨다. 작가님이 설명해주신 서른 개의 건축물들을 알아가며 자신만의 해석을 해보는 재미를 느껴보시라!

📖 이 책에서는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3개의 대륙으로 나뉘어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의 건축물이 가장 적게 실렸으며, 한국의 건축물은 단 한개도 없어 조금 아쉽긴 하지만, 한국인이신 유현준 건축가님은 여러 나라의 건축물들을 설명하시다가 문득문득 우리의 건축물들까지 꺼내서 비교 설명해 주신다. 작가님처럼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1퍼센트의 영감을 발견하고 꽃피우는 데 도움을 받아보길 바란다. 🙏🏻

📌 서른 개의 위대한 건축물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 건축물을 꼽자면, 프랑스 파리에 세워진 #루브르박물관 이다. 특히 유리로 만들어진 피라미드 형태의 입, 출구!! [다빈치 코드]라는 책과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그 곳!
이 건축물은 ’증축 공모전‘에서 뽑힌 계획안으로 설계되었는데,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강력한 반대에도 무릎쓰고, 파리 박물관 한 복판에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떡하니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대통령인 ’미테랑 대통령‘의 공이 컸다. 한 마디로 모든 결정엔 운명같은 요건이 작용하기 마련인 것 같다.
아무튼 이 건축물 하나에 중국, 미국, 프랑스, 이집트 4개국의 모습이 접목된 것도 굉장히 독특하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왜 유리피라미드를 두 곳에 세웠는지’ 하는 이유이다. 게다가 하나는 지상으로 봉긋 솟은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지하로 움푹 패인 양각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어려서부터 유복하게 자라 서양에서 학문을 닦은 ’이오밍 페이‘지만 그의 사상 깊은 곳에는 중국의 도가사상인 ’음양의 조화‘가 서려있다는 판단이다.
유현준 건축가님은 이 피라미드 입출구의 음양조화를 우리의 태극문양과 두 탑에서도 발견한다.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과 ’석가탑‘이야기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확인해보세요!)

🔖 하나의 건축물에서 다른 건축물의 이야기로 넘어갈 때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진행된다. 그 속에 과학과 수학을 포함한 건축기술은 물론, 역사와 지리, 음악과 미술, 나아가 컴퓨터 기술까지 더해진다. 가장 흥미로운 건, 그 건물과 사람이 얽힌 이야기들이다. 건축에 관한 바탕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건축책 을 모두에게 추천해본다.

✅ 재미있게 읽고나면 ‘건축똑똑박사‘가 되어있는 책! 👍🏻

#재밌는건축 #건축 #인문 #건물과사람이야기 #위대한건축물 #유현준건축가 #셜록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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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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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이 이렇게 재밌게 읽힐 수 있다니..

ㅋ ㅑ!

정말로 그럴수도 있는거네요?
(참고로 저 공포소설 안좋아하는 책쑤니 ㅎ)

잔인하고 섬뜩하기만한 공포소설은 읽고나서 남는 것도 없이 기분만 나쁘기 일쑤였는데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는 달랐다.

일단 읽는 내내 작가님의 천재적인 상상력에 놀라는데 그 바탕엔 작가님의 다양한 경험이 깔려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간접경험이든 직접경험이든간에 다양한 배경과 소재가 소설로 등장하여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 한 권에 실린 10편의 소설 모두 판타지 호러장르지만 꼭 제각각 다른 장르의 소설을 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대와 장소의 간극 때문이었을까?!

🔖 어쨌든 공포소설에 전혀 흥미가 없는 분들에게마저 이 소설은 자신있게 권할 수 있겠다!

[저주토끼]
토끼 모양을 한 저주용품에 관한 이야기. 그 용품을 만들게 된 사연으로 시작된다. 마지막에 그 저주용품을 만들어 주었던 할아버지가 유령이었다는 반전..

[머리]
변기에서 내 머리카락과 오물을 먹고 또 다른 내가 자라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오름…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엽기 스토리 안에서도 인간의 욕심에 대한 댓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게 포인트!

[차가운 손가락]
여자들의 무서운 질투심이 불러낸 복수극. 이야기 초반부에선 알 수 없다가 역시나 마지막 한방으로 끌어낸다.

[몸하다]
정말 그럴 수 있겠어? 하면서도 빠져들며 읽게 되는 이야기. 자웅동체도 아닌 인간여성이 혼자 임신하게 되어 애 아버지를 애타게 찾다가 결국.. 어이쿠..!!

[안녕, 내 사랑]
인간인지 로봇인지도 모를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해 있을 미래의 시대. 어디까지 감정을 나누고 신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했던 이야기다.

[덫]
이 소설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우리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믿기 힘든 사건들을 매일 마주한다. 이 소설은 그것을 암시하고 있다.

[흉터]
이 책 속에서 가장 길었던 단편소설이다. 판타지 같기도 하고, 설화같기도 한 장면들이 떠올려지고 마지막엔 허무하기까지 한.. 늘 반전의 묘미를 주시는 작가님!!

[즐거운 나의 집]
이 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현대인들의 집문제와 가정사를 그대로 스며들게 한 스토리였는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으라는 교훈을 준 듯!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보이는 대로 믿지 말 것! 특히 남자를 만날 때 한 눈에 반해버리는 위험을 멀리 할 것! 내가 보는 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 다 믿어버리는 것이 순수하고 좋은 것 같지만 그것은 한편으론 어리석은 짓이다. 어릴 때 나는 그런 실수를 자주 저질렀던 것 같다. 그런 실수와 실패, 시련을 겪으며 세상 이치를 깨닫기도 한다.

[재회]
“커다란 외상을 겪어 일단 세상을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면 그 뒤에는 이런 관점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략)키워줬으니 감사하라는 말 앞에는, ’죽이거나 죽게 내버려두지 않고‘라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진심일 것이다.” (p.348-349)

📝 ’호러작품을 즐겁게 읽어주면 좋겠다‘라는 정보라 작가님의 말씀을 알겠다. 이 책은 정말 그럴 수 있었다. 작가님의 상상샘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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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스프링) - 하루 10분, 작은 습관이 만드는 커다란 변화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퍼포먼스 코치 리아 지음 / 넥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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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필사할 때 스프링제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이렇게 스프링으로 나오다니~~ 게다가 구성도 더 푸짐해졌네요!!! 선물하기에도 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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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한국사 1 -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조선 건국 벌거벗은 한국사 1
이효실 그림, 윤진숙 글, 김경수 감수, tvN STORY <벌거벗은 한국사> / 아울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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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나마 가장 잘 알고 있는 한국사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어봤더니 내용이 왜이리 생소한지;; 역시 공부는 복습이 중요한 거 같아요~
친근한 삽화와 스토리텔링식의 구성이 지루할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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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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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역사와 왕의 이야기까지 이렇게 잘 담아낸 책이 또 있을까요?

펼치는 순간, 손에서 내려놓기 힘든 재밌는 미술책을 만났습니다.


학창시절에 미술시간은 나름 즐거웠지만, 미술 이론시간은 참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서양미술사보다 한국미술사는 하품만 하며 쉬는 시간만을 기다렸는데요. 그림도 너무 시시해보이고, 어려운 한자는 무슨 뜻인지도 몰라서 그림 자체가 이해가 안되니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트려주는 너무 흥미로운 책을 만나서 소개해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자꾸만 언급하게 되는 명언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속에 얽혀있는 시대 배경과 인물들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보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림 한장으로 이렇게 여러장의 이야기가 쓰여질 일인가요?
이 책의 저자이시자 고미술계 최고의 해설가로 알려진 탁현규 연구가님이 대단하신건지 제가 만났던 숱한 미술선생님들이 잘못되었던건지 아리송합니다. 아마 탁현규 선생님이 너무 잘하신 게 맞는 거겠지요?

이 책에는 조선시대 문화 절정기에 남겨진 30여점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들이 실려있습니다. 교과서에서도 만나본 김홍도와 정선의 산수화부터 풍속화도 볼 수 있고, 왕실의 모습이 담겨있는 ‘궁중기록화’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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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며 탁현규 해설사님의 설명을 듣다보면 역사 기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그림속 여인의 옷고름부터 기와 한장, 툇마루, 강아지 꼬리, 사람의 수염, 나무의 수종, 술병의 종류와 무늬, 계급과 직업 등등.. 탐정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들고요.
게다가 탁현규 해설사님의 신세대식 그림설명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빵빵 터트릴 수 밖에 없더라구요.
예를들어, 146페이지에 있는 신윤복의 <노상탁발> ‘길거리 탁발하는 스님과 지나가던 기생들’이라는 그림을 설명해주시는데 이광경을 보며 ‘스님들의 버스킹’이라고 표현해주셔서 엄청 웃었습니다. 고려시대에 비해 천시를 받던 불교문화였던 상황을 알던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쇼라도 해야하는 그들의 입장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쉽게 설명해 주시고나서 ‘조선시대 스님들의 버스킹’을 애잔하게 표현해주시니 웃플 수밖에요.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학교 교과서가 이러면 얼마나 좋을지 아쉽기만 합니다.

제1관에서 서민들의 풍속화를 소개해주었다면 제2관에서 임금이 등장하는 궁중기록화와 초상화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어려울 수 있는 용어들이 매우 쉽고 재밌게 풀어 있어서 조선의 역사에 호기심을 가득 자극시켜 주십니다. 조선의 그림들을 소개해주는 책이지만 전체적으로 조선의 모습과 시대를 보여주고 있어서 매우 의미깊었습니다.

성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책이라서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앞으로도 탁현규 해설사님 전시는 꼭 기억해뒀다가 찾아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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