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이 이렇게 재밌게 읽힐 수 있다니..ㅋ ㅑ!정말로 그럴수도 있는거네요?(참고로 저 공포소설 안좋아하는 책쑤니 ㅎ)잔인하고 섬뜩하기만한 공포소설은 읽고나서 남는 것도 없이 기분만 나쁘기 일쑤였는데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는 달랐다.일단 읽는 내내 작가님의 천재적인 상상력에 놀라는데 그 바탕엔 작가님의 다양한 경험이 깔려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간접경험이든 직접경험이든간에 다양한 배경과 소재가 소설로 등장하여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 한 권에 실린 10편의 소설 모두 판타지 호러장르지만 꼭 제각각 다른 장르의 소설을 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대와 장소의 간극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공포소설에 전혀 흥미가 없는 분들에게마저 이 소설은 자신있게 권할 수 있겠다![저주토끼]토끼 모양을 한 저주용품에 관한 이야기. 그 용품을 만들게 된 사연으로 시작된다. 마지막에 그 저주용품을 만들어 주었던 할아버지가 유령이었다는 반전..[머리]변기에서 내 머리카락과 오물을 먹고 또 다른 내가 자라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오름…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엽기 스토리 안에서도 인간의 욕심에 대한 댓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게 포인트![차가운 손가락]여자들의 무서운 질투심이 불러낸 복수극. 이야기 초반부에선 알 수 없다가 역시나 마지막 한방으로 끌어낸다. [몸하다]정말 그럴 수 있겠어? 하면서도 빠져들며 읽게 되는 이야기. 자웅동체도 아닌 인간여성이 혼자 임신하게 되어 애 아버지를 애타게 찾다가 결국.. 어이쿠..!![안녕, 내 사랑]인간인지 로봇인지도 모를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해 있을 미래의 시대. 어디까지 감정을 나누고 신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했던 이야기다.[덫]이 소설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우리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믿기 힘든 사건들을 매일 마주한다. 이 소설은 그것을 암시하고 있다. [흉터]이 책 속에서 가장 길었던 단편소설이다. 판타지 같기도 하고, 설화같기도 한 장면들이 떠올려지고 마지막엔 허무하기까지 한.. 늘 반전의 묘미를 주시는 작가님!![즐거운 나의 집]이 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현대인들의 집문제와 가정사를 그대로 스며들게 한 스토리였는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으라는 교훈을 준 듯![바람과 모래의 지배자]보이는 대로 믿지 말 것! 특히 남자를 만날 때 한 눈에 반해버리는 위험을 멀리 할 것! 내가 보는 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 다 믿어버리는 것이 순수하고 좋은 것 같지만 그것은 한편으론 어리석은 짓이다. 어릴 때 나는 그런 실수를 자주 저질렀던 것 같다. 그런 실수와 실패, 시련을 겪으며 세상 이치를 깨닫기도 한다.[재회]“커다란 외상을 겪어 일단 세상을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면 그 뒤에는 이런 관점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략)키워줬으니 감사하라는 말 앞에는, ’죽이거나 죽게 내버려두지 않고‘라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진심일 것이다.” (p.348-349)📝 ’호러작품을 즐겁게 읽어주면 좋겠다‘라는 정보라 작가님의 말씀을 알겠다. 이 책은 정말 그럴 수 있었다. 작가님의 상상샘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