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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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역사와 왕의 이야기까지 이렇게 잘 담아낸 책이 또 있을까요?

펼치는 순간, 손에서 내려놓기 힘든 재밌는 미술책을 만났습니다.


학창시절에 미술시간은 나름 즐거웠지만, 미술 이론시간은 참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서양미술사보다 한국미술사는 하품만 하며 쉬는 시간만을 기다렸는데요. 그림도 너무 시시해보이고, 어려운 한자는 무슨 뜻인지도 몰라서 그림 자체가 이해가 안되니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트려주는 너무 흥미로운 책을 만나서 소개해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자꾸만 언급하게 되는 명언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속에 얽혀있는 시대 배경과 인물들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보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림 한장으로 이렇게 여러장의 이야기가 쓰여질 일인가요?
이 책의 저자이시자 고미술계 최고의 해설가로 알려진 탁현규 연구가님이 대단하신건지 제가 만났던 숱한 미술선생님들이 잘못되었던건지 아리송합니다. 아마 탁현규 선생님이 너무 잘하신 게 맞는 거겠지요?

이 책에는 조선시대 문화 절정기에 남겨진 30여점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들이 실려있습니다. 교과서에서도 만나본 김홍도와 정선의 산수화부터 풍속화도 볼 수 있고, 왕실의 모습이 담겨있는 ‘궁중기록화’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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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며 탁현규 해설사님의 설명을 듣다보면 역사 기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그림속 여인의 옷고름부터 기와 한장, 툇마루, 강아지 꼬리, 사람의 수염, 나무의 수종, 술병의 종류와 무늬, 계급과 직업 등등.. 탐정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들고요.
게다가 탁현규 해설사님의 신세대식 그림설명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빵빵 터트릴 수 밖에 없더라구요.
예를들어, 146페이지에 있는 신윤복의 <노상탁발> ‘길거리 탁발하는 스님과 지나가던 기생들’이라는 그림을 설명해주시는데 이광경을 보며 ‘스님들의 버스킹’이라고 표현해주셔서 엄청 웃었습니다. 고려시대에 비해 천시를 받던 불교문화였던 상황을 알던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쇼라도 해야하는 그들의 입장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쉽게 설명해 주시고나서 ‘조선시대 스님들의 버스킹’을 애잔하게 표현해주시니 웃플 수밖에요.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학교 교과서가 이러면 얼마나 좋을지 아쉽기만 합니다.

제1관에서 서민들의 풍속화를 소개해주었다면 제2관에서 임금이 등장하는 궁중기록화와 초상화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어려울 수 있는 용어들이 매우 쉽고 재밌게 풀어 있어서 조선의 역사에 호기심을 가득 자극시켜 주십니다. 조선의 그림들을 소개해주는 책이지만 전체적으로 조선의 모습과 시대를 보여주고 있어서 매우 의미깊었습니다.

성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책이라서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앞으로도 탁현규 해설사님 전시는 꼭 기억해뒀다가 찾아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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