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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초상 ㅣ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20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젊은 날의 초상>은 60년대 한 젊은이의 방황과 정신적 고뇌, 여정, 회귀의 과정이 작가 자신의 자전적 체험과 맞물려 펼쳐진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보낸 대학 입학 전의 체험(하구(河口)), 대학입학 후 문학청년으로서의 방황(기쁜 우리 젊은 날), 도시와 학교를 떠나 떠돌며 얻게 되는 그 해 겨울의 체험(그 해 겨울)으로 이루어졌다.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뇌, 그리고 끝없는 방황으로 점철되어 있는 주인공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지는 않다. 고통을 통해서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고뇌를 겪으면서 새로운 지적 세계에 폭넓게 접근하며, 방황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인식하게 된다는 결말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문체가 문어체적이어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70∼80년대 사용하던 어휘라 낯설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사색적인 문체가 많아서 곰곰이 문장을 따져가며 읽었다. '한국 현대 작가의 소설들 중, 서양의 이름난 고전들이 풍기는 분위기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는 것이 바로 이문열의 작품이다.
따라서 서양의 고전들을 매력적인 문학의 모델로 삼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문열의 작품들은 특별히 강한 호소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했듯이 『젊은 날의 초상』에서는 마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이는 문체의 영향 뿐만 아니라 소설의 내용에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라는 문구는 『젊은 날의 초상』의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