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거리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5년 9월
절판


우리는 어떤 일이든 상상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커피를 따르다 말고, 실제로 소리내어 읊어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 앞뒤의 문장이 저절로 따라나왔다.

과연 무엇이 변했을까.
우리는 어떤 일이든 상상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심신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상상하고 싶지 않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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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구판절판


1999년 3월 24일,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의 이륙을 기다리던 승객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광경을 목도했다.
이륙 시간이 특별한 설명도 없이 세번씩 거듭 연기되자, 승객 중 한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로비 한쪽 구석으로 가 수 차례에 걸쳐 무작정 벽에다 머리통을 들이받은 것이었다.
그는 어딘지 예사롭지 않은 난폭성을 보이며 잔뜩 흥분해 있었는지라,
감히 누구도 개입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죽음이 닥칠 때 까지 계속했다.
뭐라 설명할 수 없을 그 자살행위를 목격한 증인들은 자세한 장면을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벽에다가 머리를 처박을 때 마다 그 남자는 똑같은 고함소리로 자신의 동작에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외치던 소리는 이런 것이었다.
"자유! 자유! 자유!"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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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8월
구판절판




"나는 아주 평범한 인간이에요, 아니, 그 이하입니다.
머리도 대머리가 돼 가고 있고 배도 나오고, 지난달에 마흔 살이
되었어요. 마당발이고, 건강 진단을 받아보니 당뇨병 증세도 있다고 하더군요.
여자하고 잔 지도 석 달이나 됩니다. 그것도 직업 여성을 상대로 말예요.
빚을 징수하는 일에 관해서는 부서 내에서 조금 인정받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에게도 존경 받지는 않습니다.
직장이나 사생활에서도 나를 좋아해 주는 인간은 하나도 없어요.
말주변이 없고 낯을 가려서 친구를 만들 수도 없어요.
운동신경은 둔하고 음치인 데다 키가 작고 근시입니다.
난시도 조금있죠. 참혹한 인생입니다.
단지 잠자고 일어나 먹고 똥사는 재주밖에 없는 변변치 못한 인간입니다.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이유도 잘 모르겠어요."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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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미카엘 엔데 지음, 차경아 옮김 / 청람문화사 / 2002년 1월
품절


세상에는 엄청나게 크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것에 관여하고 있고 누구나가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 것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눈꼽만치도 그것을 이상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그 비밀은 시간이다.
시간을 재기 위해서 달력이 있고 시계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사실 누구나가 알고 있듯이 우리에겐 단 한시간이 영원처럼 여겨질때가 있는가 하면,
찰나처럼 무상하게 흘러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 겪는 우리의 체험에 따라서 말이다.
왜냐하면 시간은 삶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삶은 마음 안에서 살기 때문이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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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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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가 지났다. 다른 일에 정신을 쏟으려고 애썼지만, 결국은 실망하게 되리라는 것을 차츰 깨닫기 시작했다.
관심과 열의가 있으면 신속히 행동하게 마련이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면 일이 지연되게 마련이다.
그들이 오래 꾸물거릴수록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그들이 답장을 보내오는 데에는 두 달이 걸렸고, 그 때쯤에는 굳이
편지를 읽지 않아도 무슨 말이 적혀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편지가 너무 간결하고 인간적인 온기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한 시간 가까이 함께 지내면서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흥미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거절 편지는 메마르고 서투른 단 하나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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