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가와 이에야스 1 - 1부 대망
야마오카 소하치 원작, 요코야마 미쯔데루 극화,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도쿠가와 이에야스
삼국지 만화처럼 생각했어요.
제가 어릴 땐 그렇게 방대한 내용을 책으로 읽는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고, 그래서 엄마는 만화로 된 삼국지를 사주셨거든요.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라도 외울까 해서 읽고 또 읽었고,
지금도 가끔씩 펴보게 되는 그 책들은
사실 소설만큼 실감나지도 자세하지도 않지만
이런 인물이 있었고 이런 사건이 있었구나 라고 알게 해주었답니다.

그래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라고, 조금은 들떠서 단숨에 읽어내려갔어요.
그렇지만,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기만 하는 이름들과
그 사람이 그 사람같은 그림은 내용파악도 안되는 저에게
참 많은 부담을 안겨주더군요.
만화이긴 하지만 정말 사실적이고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빠질 곳 없이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차들처럼
읽어나가다 다시 앞부분 확인하고 읽어나가다 다시 앞부분을 확인했답니다.
만화라 가볍게 생각했다니.이런.
그럼에도 불구하고 1권을 다 보고 책을 덮는 순간
굳게 다문 입술과 깊게 패인 주름이 인상적인 책표지의 이에야스는
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답니다.
이 분이 후엔 어떻게 되었다는 결론이야 물론 알고 있지만,
지금은 한 발이 늪에 빠져버려서 빼낼 수가 없네요.
인내를 강조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처럼 한 권 한 권 천천히
읽어가며 조금 더 다가가고 싶답니다.

참고로 별4개를 준 건 이미 말한 것 처럼 그림이 상당히 헷갈렸다는 거예요.
그림에서도 역사가 묻어나오긴 하지만 역시나 요즘 작가들에게
길들어져버렸나봐요.
그 들이 역사소설에 적합한 스타일이 아니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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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2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구판절판


죽음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울기 시작했다.
울음은 내 깊은 곳에서 갈증을 불러일으켰다.
고통이 점점 더 심해져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고통은 처참하게 부서져 피범벅이 된 머리에서 일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처참한 고통이 끝나는 지점이 있었다.
그곳은 몹시 낯설었고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그곳이 사자들의 세계에서 온 저승사자가 나를 부르는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겁이났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고통 속에서 온몸을 비틀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 세상에 오래 머물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 끔찍한 고통과 고문의 나라에는 나에게 평안을 주는 그 어떤 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승에 머물기 위해서는 이 끔찍한 고통을 더 견뎌야 했고, 그것은 나의 노쇠한 육신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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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품절


"그런데 말이야, 또 가끔은 내가 나쁜 여자였으면 좋겠어."
바람이 차가워서 발이 시렸다. 나도 보라색 털잠바에 손을 찔러 넣었다. 민준이 내 앞으로
어묵 국물을 밀어 주었다.
"엄마가 말이야, 아빠를 사랑하기는 하는데 좋아하지는 않는대....
그건 어떻게 다른 걸까 내내 생각해 봤어. 사랑하면 말이야. 그 사람이 고통스럽기를 바라게 돼. 다른 걸로는 말고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고통스럽기를, 내가 고통스러운 것보다는 조금만 더 고통스럽기를....
오래전부터 말하려고 했는데, 나는 너를..."
민준이 내 입에 닭꼬치를 하나 넣어 주었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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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품절


홍이의 시선은 안으로 잦아들어 갔다. 미소를 짖고 있어도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 아닌 멍한 미소를 띠는 일이 늘어 갔다.
고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쓸쓸함은 사랑을 약하게 만든다.
슬픔은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거기에 젊음이 더해지면 모든 것이 위태로워진다.
밝은 색을 잃어버린 화가가 그린 그림과 같았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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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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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은 피곤한 몸을 애써 가누며, 심문받는 사람은 마치 양파와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심문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었다.
거짓말의 껍질을 벗기고 나면 순백색의 진실이 드러나고, 양파 껍질을 벗기면 몸에 좋고 맛이 좋은
양파 살이 모습을 들어낸다.
두 경우 모두 껍질을 벗기는 사람은 눈물을 흘린다....
삶은 그런 것이다. 결국에 양파는 잘게 썰려서 버터에 볶아진다.
랑칼라 반장은 속이 몹시 메슥거렸다. 어지러웠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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