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기본소득에 대한 새로운 시선에 대해 동의하는 부분이 없지 않으마 과연 인간을 노동하는 인간으로만 보는 것이 타당할까? 존재 자체로서의 가치를 재개념화하고 보편적 가치를 지닌 인간에 대하 보편 소득이 부과되는 것이 나쁜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테크놀로지의 개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로서의 과세와 소득 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라 본다. 여전히 기본소득에 대해 좀더 실험적인 시도와 연구 결과들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보편기본소득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이 주는 심리적 이득과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현재의 테크놀로지 방향 때문에 처한 문제에 대해 잘못된 지침을 주는 내러티브와 관련이 있다. 보편기본소득이 우리가 처한 문제에 대해 잘못된, 그리고 생산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해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기본소득은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거리가 없고 첨단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소수의 사람과 나머지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세계로 피할 수 없는 추세에 따라 나아가고 있다고 암시한다. 따라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대대적인 재분배뿐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때로 이 논리는 대중의 불만이 커지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보편기본소득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우리가 강조했듯이 이것은 잘못된 관점이다. 불평등과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누가 권력을 가져야 하는지와 테크놀로지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못 내려진 선택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다. 그런데 보편기본소득은 패배주의적으로 이 문제를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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