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바꾸는 52주의 기록 - 일주일에 한 번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한 수업
쉐릴 리처드슨 지음, 김현수 옮김 / 가나출판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주어지는 과제를 충실히 수행하면 삶을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단다. 수업에 참여하듯 내가 지금 열심히 실행하고 있는 <내 삶을 바꾸는 52주의 기록>이란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내용이다. 처음 이 내용을 읽었을 땐 마치 약장수가 읊는 말처럼 느꼈었다. 그래, 모든 자기 계발서는 이렇게 서문을 열지,라며.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서 내가 프롤로그를 읽으며 했던 생각은 온전히 착각이었음을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완독했을 때, 문득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세계관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있고 선과 악이 있으며, 모든 것들에는 포스가 흐르고 있다. 제다이로 대변되는 라이트 사이드 포스와 시스로 대변되는 다크 사이드 포스에 빠져든 악한 존재들은 바로 이 포스라는 에너지를 다룰 수 있는 세력들이다. 명확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경계는 실은 여명처럼 흐릿하면서도 모호해서 어느 쪽으로 갈지는 결국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는 선한 길을 걷다가 악으로 흐르기도 하고, 악한 길을 걷다가도 선한 편으로 넘어가는 캐릭터도 있다.



   방금 [스타워즈]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건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을 강력한 비유로 말해주고 싶어서였다. 늘 밝히지만 나는 자기 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는다. 학생 때는 아예 읽지 않았다. 그나마 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이따금 선물로 받으면 읽을 법할까, 그마저도 읽을 때뿐이라고 대부분 느꼈기 때문에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 [스타워즈] 속 인물들처럼, 제아무리 좋은 자기 계발서를 손에 들고 있는들 내가 제대로 그 책을 받아들이기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진짜 좋은 자기 계발서라면 내 내면에 -지금 읽고 있는 자기 계발서를 거부하는- 악한 기운이 많더라도 나를 결국 선한 지향점으로 이끌어줄 힘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이 내게 미친 미미한 영향을 지켜보며, 그래서 더더욱 자기 계발서라는 장르가 소용없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기 계발서 분야를 조금씩 조금씩 읽어나가곤 했던 건, 어딘가에 존재할 '나를 이끌어 줄 빛'과 같은 자기 계발서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서 영화 마지막까지 '핀'이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런 나의 희망은 헛되지 않았나 보다. 어수선한 내 삶을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 할지를 몰라 방황하던 중 드디어 이 책을 만났으니까.

   이 책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책이었다. 첫 장부터 끝까지 한 번 주욱 훑어본 뒤, 현재 2주차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 중임에도 이렇게 확신할 수 있는 내가 스스로 놀랍게 느껴질 만큼 말이다. 발간된 지 무려 18년이 된 이 책이 오랜 시간 미국 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었던 것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몸소 알게 되어 짜릿할 정도였다.



   이 책의 저자 셰릴 리처드슨은 52주차로 나누어 놓은 이 라이프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을 순서대로 시도하든 아무 데나 펼쳐서 진행하든 마음 가는대로 펼쳐서 진행해도 상관없다지만, 일독을 해 본 나로서는 일단 5주차까지는 순서대로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1주차 과제에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2주차에서 내면의 목표를 잡고, 3주차에서 내면의 자아를 찾는 방법을 모색 한 뒤, 4주차에서 그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아침 일기 쓰기를 배워 자아를 찾아가며, 5주차에서 나만의 우선순위 리스트를 만들어 목표에 대한 심지가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제대로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1주차 다음에 바로 2주차를 실행하지 말고, 6주차 과정에 있는 '나를 지치게 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과제부터 시도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무리 목표를 잡고 자아를 찾는들 지금 자신의 삶 여기저기에서 줄줄 새고 있는 에너지 구멍을 막지 않는 한, 라이프 메이크오버를 위해 한 걸음 떼는 것조차 힘들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 삶에서 심적으로 지치게 하는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쓸데없이 소진되는 에너지를 막음과 동시에 매일같이 느껴왔던 불안들과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지금 나는 2주차에 이 과제부터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각 주에 주어진 과제들은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그러나 소소한 이 모든 과제들을 1년 동안 내가 지향할 '목표'라는 큰 틀에다 놓고 보면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습관을 없애 느긋한 삶을 살아가게 하거나(Week8), 신체 단련의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몸 가꾸기를 쉽게 만든다든지(Week13), 최적의 수면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고(Week32) 내 삶을 반짝이게 해주는 소확행을 찾아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도록(Week42) 하는 것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 작디작은 티끌이 모여 태산을 이루고 말 것이다. 정말이지 옛말은 틀린 게 없다.



   나의 내적 자아가 견고해질수록 삶에 대한 의미와 목적도 굳건해지고, 삶의 의미와 목적이 명확할수록 삶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삶을 돌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생길 거라는 건 자명한 일.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작한 라이프 메이크오버가 그저 자신의 행복 추구로만 끝나지 않고 한 차원 더 높게 타인과 세상을 향한 '봉사'로 물 흐르듯 연결될 수 있음은, 저자가 마지막인 52주차 과제로 '나의 모든 것 나누기'를 제시하고 있는 것만 봐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앞으로 나에겐 50주 하고도 4일이 남았다. 갈 길이 멀다. 도중에 과제를 잘 이행하지 못해 실패하더라도, 저자 말마따나 포기하지 말고 다시 궤도로 오르기만 하면 된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영화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속 요다의 대사처럼 그 무엇보다 가장 위대한 가르침은 바로 '실패'니까 말이다. 그러니 일단은 '먼저 자기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한다'는 이 책의 핵심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나의 내면을, 주변을 점검하며 꾸준히 기록해 봐야겠다. 삶을 바꾸는 강력한 힘은 혜성같이 찾아온 로또 같은 대박 행운이 아니라, 매일 차곡차곡 쌓은 작은 일상들임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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