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발견 365 - 오늘부터 1년, 내 삶의 기준을 찾아가는 연습 행복의 발견 365
세라 본 브래넉 지음, 신승미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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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21년 12월 마지막 주에 이르렀다. 토요일이 오면 이젠 '2022년'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위세가 강했던 코로나19 덕에 별로 성취한 것도 없이 한 해가 저물어간다. 지독한 허무함에 빠져 살았을 땐 연속적인 시간을 인위적인 1년 단위로 나누어 매년 새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게 너무나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연말이나 새해 시즌에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건 그것대로 의미가 그다지 없었다.)


   몇 주 전 <행복의 발견 365>와 함께 내년을 보내기로 결심한 건, 이 책의 원제인 '소박한 풍요로움 Simple abundance'이 지금 나에게 몹시 필요하다고 느껴져서였다. 뭐 어쩌면 이제는 내가 연말이나 새해라는 단어가 주는 감흥에 조금은 취해보기로 선택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 같기도 하고.


   <행복의 발견 365>는 진정한 내 삶의 기준을 찾을 수 있도록 일상에 영감을 주고 영혼을 보살피는 데 도움을 주는 데일리북이다. 1월 1일부터 시작해서 12월 31일에 끝나며, 쪽수가 1천이 넘는 묵직한 책이다. 하루당 1페이지 구성이라는 편협한 룰 대신 그날 필요한 충분한 영감을 위해서라면 1페이지를 넘어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기도 한다는 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1995년에 출간한 이 데일리북은 2019년엔 출간 25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이 나오기에 이르렀으며, 오프라 윈프리가 책을 읽고 저자의 팬이 되어 자신의 쇼에 이 책을 열한 번이나 소개한 걸로도 유명하다.




   살다 보면 당장 내가 원하고 있는 것들이 진짜 내가 원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회에 물든 내 눈과 심장이 만들어낸 가짜 욕망인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가짜 욕망에 넘어가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유명 의류 브랜드가 시즌 세일을 시작하면 입을 옷이 충분한데도 옷을 구입하고, 뱃살을 걱정하면서도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 위해 클릭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런 것들은 우리의 영혼을 진정으로 위로하기엔 턱없다. 나는 불안함 속에 잠들고 걱정스러워하며 눈을 뜬다.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돈과 자아실현을 통한 성공은 요원하게 느껴져서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꿈 같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혹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늘 정신이 산만하다. (중략) 종종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고 자신을 이해하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느낀다. 더 당황스러운 점은 끊임없이 불안하고 위축되고 걱정스러운 이 느낌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기준(뉴노멀)이 됐다는 것이다.


- 본서 23쪽 -




   이 책의 서문을 정독한 뒤, 전체를 훑어보자마자 나는 곧 깨달았다. 한 해 동안 이 책과 매일 함께 하는 게 내게 큰 도움이 되리란 사실을. 이 책은 내가 해야 할 질문과 내가 찾아야 할 답, 그리고 내 영혼에 필요한 길을 알려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이 책을 5년 동안 쓰면서 내면에서부터 변화하고 느꼈던 그 모든 것들-감사하는 마음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활용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통찰을 경험하거나 성스러운 신비를 발견하고, 삶의 모든 것이 끊임없이 생각해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밖의 발견을 한 것-을 나도 경험하길 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영혼을 위로할 평온함 한 조각을 매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미쳐 날뛰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도록 영혼을 단단하게 만들 힘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길 희망한다.


   희망은 좋은 거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말했던 것처럼 희망은 어쩌면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르며, 그리고 좋은 것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아마도 그래서 불안에 잠식당한 영혼이 쥐어 짜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희망을 품는 것일 거다. 새해라는 단어에 희망을 품고, 내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희망하듯이.

   그래서 나는 내년의 끝에 선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의 기준을 -어렴풋하게라도- 찾아내었길 희망한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 조금씩 마음이 평온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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